음식을 삼키지 않고 입안에 머물고만 있는 아이의 식습관 때문에 고민에 빠진 부모는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정리해야 한다.
아이 스스로 찾아 먹을 수 있는 모든 공간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모두 치워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식사시간에 식탁에 앉아서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는 습관이 만들어 지고, 무엇보다 밥이 맛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아이의 머리 속에 심어줄 수 있다.
Q: 아이가 음식을 삼키지 않고 입안에 머금고만 있어요.
A: 예전과 다르게 먹거리가 넘치는 요즘에도 간혹 할머니나 초보 엄마들이 아이 손잡고 진료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밥은 먹지 않고 수시로 간식만 먹는다고 한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면 한 시간씩 실랑이를 벌여야 한단다.
식사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쫓아다니느라 어른들도 식사를 제대로 못한다고 하니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아이들이 식탁에 얌전히 앉아있어도 음식을 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음식이 과자 아이스크림에 비해 맛이 없는데 열심히 먹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제대로 먹지 않으니 성장이 늦어지는 것도 당연하고, 몸이 약해서 감기에도 잘 걸리는 것도 당연하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하다. 물론 약을 먹으면 잠시는 좋아지겠지만,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만 몸 상태가 유지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이렇게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냉장고 청소부터 해야 한다.
냉장고 속에 물과 반찬을 뺀 어떤 먹거리도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우유까지도 없애야 한다.
아이가 밥이 맛있다고 느끼고 밥을 적극적으로 먹을 때까지, 밥을 제외한 어떤 먹거리도 집안에 있어서는 안된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정상적인 식사보다 훌륭한 영양제는 없다. 외국에서는 고액의 돈을 지불하고라도 ‘슬로푸드’를 먹어야 한다고 사회 계몽을 하고 있다.
아이가 정상적인 식사를 제 시간에 완전히 먹는 습관을 들일 때까지 어떤 간식도, 과일과 우유조차도 아이에게는 제한해야 한다.
그렇게 하루만 지나도 아이는 즉시 변화할 것이다. 배고픔을 이기는 장사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의 잘못된 식사습관을 조장하는 어른들이다. 물론 밥을 안 먹으니 다른 먹거리라도 먹이려는 부모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대응하면 아이의 건강은 시간이 지날수록 망가질 것이 너무나 뻔하다.
아이는 성장이 지연될 것이고, 잦은 병치레에 아이의 두뇌 발달에도 전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식탁에 음식을 차리면 즉시 달려들어 맛있게 음식을 먹어야,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도 신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랑하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단기간의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아이가 식탁에 달려들지 않으면, 정해진 식사시간이 끝나는대로 단호하게 음식을 치워야 한다.
다음 식사시간 까지는 물을 제외한 어떤 먹거리도 아이의 입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렇게 단호하게 대처하면 불과 수일 만에 아이들은 언제 안 먹었냐는 듯이 변화한다. 문제는 아이가 변화하는 기간을 어른들이 어떻게 감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지속적으로 병원을 쫓아다니면서 아이를 키울 것인지, 아니면 밥 잘 먹고 건강한 아이로 키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다소 강제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아이에게 평생 건강의 기틀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아이의 스트레스가 다소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따뜻한 사랑이 기본으로 받치고 있을 테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밥을 잘 먹으면 사랑이 전제된 보상을 해주면 아이에게 상처로 남지 않을 수 있다.
아이에게 평생의 건강을 선물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아이의 식사 습관이 바뀌면 사랑하는 아이는 그만큼 병원 신세를 덜 지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