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내년부터 항공기 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내 와이파이 도입 검토 13년 만이다.
10일 항공·위성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 기종에 안테나 등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장비를 탑재하는 레트로피트(retrofit) 사업을 발주하기로 했다.
주요 사항은?
“국내 위성사업자 ‘KT SAT’와 미국 최대 기내 와이파이 업체 ‘고고’와 협력 가능성”
“내년 4월 델타항공 JV와 복항하는 인천-미국 보스턴 노선 B787-9기로 예상”
업계는 대한항공이 최근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 와이파이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지난달 ‘AWS 리인벤트 2018’ 참관 차 미국을 방문한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CIO·전무)은 내년부터 와이파이 서비스 실시를 언급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와이파이 서비스는 위성통신(IFC)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내 와이파이는 지상기지국 또는 IFC를 선택해 활용한다. 지상기지국은 육지 경유에만 사용한다.
대한항공은 해당 서비스를 위해 국내 위성사업자 KT SAT과 협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내 와이파이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없는 관계로 미국 최대 기내 와이파이 업체 ‘고고’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델타항공은 고고와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 다른 대형 기내 와이파이 업체 파나소닉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과 협업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본격 도입 시기를 내년 4월 델타항공 JV와 복항하는 인천-미국 보스턴 노선 B787-9기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아직까지 도입 시기를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해외 현황은?
“에미레이트 항공, 항공기 98%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하는 등 해외 항공사 도입 분주”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5월부터 서비스 실시하고 있지만 인터넷 서핑만 가능한 수준”
한편 국내 항공업계의 더딘 와이파이 도입과는 반대로 해외에서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98% 이상의 항공기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승객에게는 20MB가 무료로 제공된다.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회원은 비행 내내 데이터 제한 없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에어 등의 미국 항공사들도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전체 비행기 80%가량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일부 에어버스 A350 항공기를 통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속도는 40~80메가바이트(Mbps) 수준이기 때문에 간단한 인터넷 서핑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국내 항공기의 와이파이 서비스 시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른 항공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서비스를 국내 항공기만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회사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 시장은 연평균 23%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확대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성능이 개선되면서 보편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