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이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박찬규 코인빈 대표는 20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인빈은 지난 2017년 12월 170억 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거래소 유빗을 인수하며 출범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날 유빗의 해킹 피해 규모가 당초보다 많은 27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코인빈이 파산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우선 내부 임원의 횡령·배임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전 유빗 대표이자 코인빈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한 이모 씨가 비트코인을 일부 인출했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비트코인 프라이빗키(비밀키)를 삭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등 관련 지식이 상당한 이 본부장이 실수로 프라이빗키를 분실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비정상적으로 이뤄진 업무를 봤을 때 횡령·배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씨가 암호화폐 지갑인 콜드월렛의 프라이빗키를 분실하면서 520비트코인(BTC), 101.26이더리움(ETH) 등 약 23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가상계좌 발급정지 등 정부 규제가 지속되면서 정상 영업이 어려웠고, 운영비용이 지속 증가해 부채가 급증한 것도 파산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코인빈이 법원에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 약 3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코인빈은 유빗 인수로 해킹 피해액 270억 원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번 프라이빗키 분실로 인한 손해까지 더할 경우 약 293억 원의 피해액을 감당해야합니다.
코인빈은 유빗 해킹 피해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코인빈 코인’으로 회원들에게 우선 지급한 바 있습니다. 추후 코인빈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해당 코인을 사들여 보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무위로 돌아간 셈입니다.
한편 이씨는 박 대표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의로 프라이빗키를 분실한 것이 아닌 실수였다는 해명입니다.
향후 박 대표는 이씨에 대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입니다. 현재 코인빈 회원들은 약 4만 명입니다. 피해 보상이 난국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