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최영종 기자] 1인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1인 가구는 약 20%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이들도 필요 금액의 60%가 안 되는 금액만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금융은 지난 4월 서울 및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세종시에 거주하는 만 25~59세 1인 가구 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러한 결과를 담은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23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1인 생활 지속기간 예상을 묻는 질문에 38.0%는 ‘10년 이상’이라고 꼽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수치인 34.5%보다 3.5%p 높아진 결과입니다.
이어 ‘6~10년 미만’이라 답한 이들은 1년 사이 5.7%에서 7.8%로 늘어났습니다. 1인 가구 52.7%는 ‘1인 생활 지속할 계획’이라 답했고 53.6%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 14.7%는 ‘결혼·재혼할 생각이 없다’, 13.5%는 ‘배우자를 못 만날 것 같다’고 응답했습니다.
장기간 1인 생활을 지속하겠다는 응답은 20대 여성이 71.3%를 차지했고 40대 여성이 67.3%의 비중입니다.
또한 ‘10년 이상 혼자 살 듯하다’는 응답은 50대 여성 69.8%, 40대 여성 57.7% 순입니다. 이는 50대 남성 51.6%, 40대 남성 45.8%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1인 가구는 2017년 기준 약 562만 가구입니다. 이는 장래가구추계에 따른 기존 예상치 556만 가구를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볼 수 있듯 향후 1인 가구가 더욱 증가하면서 출산율 악화 등 인구 지표에 각종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1인 가구들은 혼자 사는 장점에 대해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82.5%),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73.4%), ‘직장과 학업에 몰입 가능’(14.7%), ‘가족 부양 부담 없음’(13.8%) 등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1인 가구들은 앞으로의 경제력에 대해 큰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은 20대~50대 모두 ‘경제’를 1순위 불안요소로 꼽았습니다. 30대 이후 남성이 ‘외로움’을 1순위로 꼽은 것과 다른 점입니다.
다만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음에도 은퇴 이후의 준비는 소홀한 상황입니다. 은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20.9%에 불과하며 ‘준비·계획 모두 없음’(32.7%), ‘준비하지 않고 있으나 계획은 있음’(46.5%)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응답자들은 은퇴 이후를 위해 월간 123만원의 저축과 투자 등이 필요하나 57%는 약 70만원만 투자와 저축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밖에 은퇴 예상시점은 61.3세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설문조사인 64.9세보다 3.6세 빨라졌습니다. 남성의 경우 61세 이후 응답이 많았지만 여성은 58세 안에 은퇴할 것이란 답변입니다.
정인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인 가구의 경제적 우려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자금 마련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주변의 직접적인 도움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는 등 이들이 경제적 우려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홍수연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