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이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다시 한 번 부결시켰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영국 하원의원 633명은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안전장치'(backstop) 관련 보완책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습니다.
투표 결과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나왔으며 합의안은 부결됐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EU 탈퇴협정’,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합의했는데요. 지난 1월 중순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 첫 번째 승인투표에서는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부결됐습니다.
이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하드 보더·hard border)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입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11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도록 법적 문서를 통해 보장하는 한편, 영국에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완책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이에 대해 법률 검토한 결과, 여전히 영국이 EU 동의 없이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수단은 없다"고 밝히자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제2 승인투표에서도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이날 제2 승인투표가 부결되자 메이 총리는 의회 성명을 통해 예고한 대로 다음날인 13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여부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를 반대할 경우에는 다음날인 14일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에 관해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 = 김상준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