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 매각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파는 자와 사려는 자의 간극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의 최종 선택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김 대표는 ‘바겐세일’은 없다며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관련 업계의 전언입니다.
21일 괸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된 카카오와 막판 협상까지 나섰지만 끝내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대표는 미국 디즈니와의 협상을 위해 미국을 직접 방문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디즈니의 환심을 사는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카카오와 넷마블을 비롯해 사모펀드로 구성된 국내 그룹을 상대로 눈을 돌렸지만 양측의 의견차가 크게 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다면 인수전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넥슨은 김 대표와 특수 관계인 등이 보유한 NXC 지분의 98.64%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입니다. 가격은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NXC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재팬 지주회사입니다. 넥슨재팬 지분의 47.0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재팬의 100% 자회사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매각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고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지 않겠냐는 견해도 나옵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넥슨의 좋은 실적과 무관치 않습니다.
넥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5296억 원, 영업이익 9806억 원, 순이익 1조735억 원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 8%, 영업이익 9% 상승한 결과입니다. 지난해 해외 매출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PC온라인 대표작들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약 17% 성장한 1조793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넥슨의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71%에 해당합니다.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9%, 2017년 66%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중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적정 수준의 금액으로 양보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새로운 사업 구상에 나선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며 “실제 김 대표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넥슨 매각 즉시 관련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NXC 미국 투자 전문 법인 NXC LLC와 미국 벤처투자 펀드 콜라보레이티브펀드는 합작을 통해 미국의 암호화폐 중개회사 ‘타고미’ 투자에 나선 바 있습니다.
타고미는 개인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위탁 방식으로 투자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들이 회원들의 투자 수익률을 높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은행에 실명확인가상계좌를 발급받고 있는 코빗의 실질적인 운영사인 점도 김 대표의 의욕을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NXC는 지난 2017년 9월 960억 원에 코빗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인수 당시 비트코인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어오던 시기였습니다.
암호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여러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러나 넥슨 매각 이후 김 대표가 새로운 회사를 직접 설립해 운영에 나설지 아니면 간접 투자로 우회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넥슨을 파는 것이 나중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때 전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인수전이 올해 안에 끝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