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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귀한 마음들이 켜켜이 익어간다…부산 수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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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귀한 마음들이 켜켜이 익어간다…부산 수영구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9.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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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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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부산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이 위치한 곳으로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 한 조각을 선물하는 관광의 도시이다. 그 바탕에는 과거 충절의 역사가 든든히 뒷받침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칠전팔기 묵직한 세월들이 이끌어주고 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37번째 여정은 귀한 마음들이 켜켜이 익어가는 부산 수영구로 떠난다.  

▲ 광안대교가 시원하게 펼쳐진 ‘민락수변공원’  

국내 최초의 수변 공원인 민락수변공원. 시원하게 펼쳐지는 광안대교 아래, 가을볕에 반짝거리며 넘실대는 물결이 여행자 김영철을 반겨주는 듯하다. 유난히 강한 태풍이 자주 찾아온 부산. 바다로 밀려온 바위들은 거센 태풍을 이겨낸 부산의 굳센 의지를 잘 나타내준다. 힘찬 날갯짓으로 바다를 항해하는 갈매기들을 보며 부산 수영구로 기행의 닻을 올려본다.  

▲ 조개껍데기가 찾아준 반짝반짝 내 인생 

부산 수영구의 대표 관광명소 광안리 해변으로 온 배우 김영철. 모래사장에서 보물찾기하듯, 조개껍데기 줍기에 열중인 사람이 눈길을 끈다. 알고 보니 조개껍데기로 작품을 창작하는 마을작가란다. 과거, 백화점에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사장님이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삶이었단다. 아등바등 버텨온 그녀에게 남은 건 좌절감뿐이었다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겨내기 위해 무작정 걷기 시작한 바다. 처음엔 그저 예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였다. 하나, 둘씩 계속 쌓이자 아까운 마음에 이어 붙이던 것이 지금은 마을 기업에서 조개 작가님으로 활동하게 됐다는데. 서로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 조개껍데기와 작가님의 운명적 만남을 들여다보자. 

▲ ‘당신의 추억을 지켜드립니다.’ 수영구 하나뿐인 레코드 가게  

화려한 줄만 알았던 부산의 정겨운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수영동. 골목을 환히 밝힐 만큼, 신명 나는 노래 자락이 나오는 곳으로 가보니 레코드 가게가 있다. 문을 열자, 벽면 가득 빽빽이 꽂혀있는 테이프와 CD가 잊고 지냈던 추억 한 장을 건넨다. 유행을 돌고 돌아 40년간 이 자리를 지켰다는 사장님. 우연히 만난 스님이 노래와 얽힌 직업을 하면 밥 굶진 않을 거란 이야기에 곧바로 레코드 가게를 시작했단다. 인기 가수의 음반 발매 날에 맞춰 줄 서서 기다렸던 80, 90년 대의 화려한 나날들은 지나갔지만, 나른한 오후 동네 어르신들의 흥을 책임지고 있다고. 쉽게 변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세상, 여전히 사장님은 골목 한 편을 음악으로 채우고 있다.  

▲ 0.3mm 구름을 마신다! 부산 향토 음식 ‘완당’ 

오래된 주상복합을 지나 생소한 완당 전문점을 발견한 배우 김영철. 가게 유리창에 붙여진 ‘0.3mm 반죽피, 후루룩 구름을 마신다’라는 신문 기사를 보니 더욱 호기심이 생기는데... 가게에 들어서니 중년 부부가 빠른 손놀림으로 완당을 빚고 있다.  사실 중국의 ‘훈툰’으로 시작한 완당은 일본으로 건너가 부산으로 넘어 온지 70년이 지난 음식으로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변화한 향토 음식이란다. 손바닥이 비칠 만큼 얇은 피가 특징인 완당이 진가를 발휘하는 건 입에 들어간 순간! 나풀거리는 식감이 수제비도, 만두도 아닌 것이 꼭 구름을 먹는 것 같다. 이 맛의 비결에는 주위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만한 사장님의 고집스러움이 녹아있다. 완당 외길 인생 31년 동안 실패를 반복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것. 그야말로 완당에 대한 믿음 하나로 달려온 날들이었다. 이제는 감사하게도 손님들이 그 노력의 맛을 알고 찾아온다고. 사장님의 30년 뚝심을 깊게 우린, 구름 한 그릇 맛본다. 

▲ 채소 가게 흥 부자(父子)의 맛깔난 인생! 

전국 팔도에서 모인 진귀한 음식과 물건이 있는 ‘수영팔도시장’. 호박을 연꽃처럼 깎는 할머니와 요강 돈 통이 있는 생선가게 등 배우 김영철의 눈이 쉴 새 없이 즐겁다. 이때 한 채소가게 앞에서 ‘무조건’을 열창하며 시장 거리를 단숨에 무대로 만들어 버리는 한 부자(父子)가 눈에 띈다. ‘전국노래자랑’ 인기상까지 받은 시장의 명물, 흥 부자라는데! 손수레 장사부터 채소 가게까지 맨몸으로 이뤄낸 아버지. 야속하게도 7년 전 간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아들이 걱정할까 그조차도 숨겼다고.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과로가 원인이었던 만큼,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걱정된 아들은 3년 전 직장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단다. 아직은 장사부터 배추 절이기까지 배울 게 많은 초보 사장님이지만 부자지간의 장사 호흡은 노래만큼이나 찰떡궁합이라는데. 서로를 향한 직진 사랑, 흥 부자를 만나본다.  

▲ 수영의 뿌리를 찾아서... ‘수영사적공원’  

시장을 나오니 오래된 돌문이 보인다. 조선 시대 경성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수영사적공원으로 이어지는 통로라는데... ‘수군’의 “수(水)”자와 ‘절도사영’의 “영(營)”자를 따서 ‘수영’이라는 동명 유래된 만큼, 수영구의 뿌리를 생생히 만날 수 있는 곳이란다. 공원을 걷던 중, 낮은 담장 너머로 의롭고 용맹한 사람들을 기리는 ‘의용제인비’가 보인다. 그런데, 비석을 찬찬히 살펴보니 망할 망(亡) 자가 들어간 이름이 눈에 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임진왜란 때 도망간 경상좌수사를 대신해 7년 동안 왜군과 맞서 싸운 25명의 향토 의병결사대를 모신 제단이란다. 그들이 낮은 계급에 속하는 농민이나 수졸들이었기 때문에 이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던 거라고. 이름 뒤에 숨겨진 25의용단의 고귀한 희생과 용맹스러움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망미동 ‘선냥한’ 이웃들 

한적한 골목길을 걷다 마주한 ‘고양이 급식소’. 자세히 보니, 집집마다 대문 앞에 급식소를 설치해놨다. 한 책방 안에선 먼저 온 길고양이 손님과 사장님이 한창 낚시 놀이 중인데... 평화로워 보이는 이 마을에도 다사다난했던 시절이 있었단다. 그 중심에 책방과 옆집 곱창 식당을 번갈아 드나들던 길고양이 ‘양다리’가 있다. 어느 날부터 배가 불룩해지더니 불과 몇 개월 만에 새끼를 세 차례, 무려 열두 마리나 낳은 것. 이로 인해, 이웃들과 길고양이들 간의 갈등이 점점 심해졌다. 무분별한 번식을 막고, 고양이들과의 공존을 위해 시작한 것이 ‘선냥한 이웃’ 프로젝트다. 길고양이 중성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네 가게와 주민들이 똘똘 뭉쳐 달력을 제작, 판매에 이어 고양이 급식소도 직접 만들었다는데. 골목마다 사려 깊은 마음씨가 배어있는 ‘선냥한’ 이웃들을 만나본다. 

▲ 버려지는 것들의 무한 변신 ‘비콘그라운드’ 

망미동 책방에서 발길을 돌리면 고가다리 밑에 알록달록한 컨테이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즘 수영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비콘그라운드’다. 쇼핑과 행사, 체험 등을 한 번에 복합문화공간이 생기자 다리 밑 삭막했던 공간이 통통 튀는 분위기로 바뀌었단다. 배우 김영철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쉬어 가는데. 그의 걸음을 멈추게 한 건 플라스틱 컵 분리 배출기. 이렇게 모인 컵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옷과 인형, 의자 등 생활용품들이 제법 근사하다. 의자 하나를 만드는데 일회용 도시락 용기 2,000개가 사용된다고. 버려지는 것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수영구 핫플레이스, 비콘그라운드로 가보자. 

▲ 광안리의 매력을 100% 즐기는 방법 - 패들보드 & 드론 라이트쇼 

부산을 떠나기 전 다시 찾은 광안리 바닷가. 푸른빛 바다 위, 물결을 시원하게 가르며 해양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특히 광안리 해변은 파도가 잔잔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패들보드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는데.

바닷가를 걷다 보니 수십 대의 드론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올여름부터 광안대교 밤하늘을 배경으로, 수백 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이었던 ‘드론 라이트쇼’. 하지만 코로나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잠정 연기되었단다. 아쉬움으로 뒤로하고 기체 점검 중이었다고. 수십 대의 드론을 조종해보는 배우 김영철. 그의 손가락 하나에 드론이 일사불란하게 날아올라, 광안리 하늘을 거대한 하트로 수놓았다. 머지않아 모두가 안전하게 드론쇼를 볼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뜨거운 염원을 하늘 높이 날려 본다. 

짜디짠 바다를 표류하며 거친 파도에 휩쓸리고 깎여도 결국엔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귀하디귀한 인생을 품어낸 이웃들의 이야기. 2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37화. 끄떡없다 아이가 – 부산 수영구] 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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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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