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파트타임 근로자 임금 떼먹기 "참담함과 수치스러움, 전 계열사 조사하겠다"
이랜드그룹 외식부문 계열사인 이랜드파크의 파트타임 근로자 임금 '떼먹기'에 대해 6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나 그동안 근로자 처우와 고용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전과가 있어 이번 사과 발표가 악화된 여론에 어쩔 수 없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고식지계와 같다는 중론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경영진은 6일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 논란과 관련해 그룹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퍄트타임 근로자들의 임금 미지급분을 모두 지급하고 파트타임 근로자 중 정규직을 희망하는 이들이 있다면 특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랜드 전 계열사에 걸쳐 이러한 부조리가 있는지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낱낱이 파악해 시정할 계획이라며 쇄신안을 통해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랜드 사과문에는 전날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적한 사항에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이정미 의원은 파트타임 근로자의 임금 미지급 사태와는 별개로 정규직과 계약직의 임금까지도 떼먹은 정황이 여럿 있다고 폭로했다.
이정미 의원은 "이랜드에서 퇴사한 다수의 제보자에게 확인해보니 이랜드파크는 정규직 신입사원들에게 매달 300~400시간의 근무를 시키고도 월 20시간의 연장근로수당만 지급했다"며 "계약직 직원은 연장근로수당 자체가 적용되지 않았고 이들의 2년간 못 받은 임금을 합하면 최대 927억 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랜드 측은 이정미 의원의 주장에 아직까지 전수 조사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라 사실유무를 파악하지는 못한 상태지만 미지급 금액이 90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은 과한 액수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랜드는 이번 사태 외에도 각종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13년 6월에는 직원들에게 옷이나 여러 상품들을 강매시켜 논란을 빚었고 2007년에는 홈에버 비정규직 노조를 해고하고 용역 직원으로 대체시켰다.
당시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성경에는 노조가 없으니 하지마라"라는 말을 해 큰 주목을 받았다. 박성수 회장의 말에 노조는 "성경에는 비정규직도 없다"라고 반박해 더욱 화제가 됐다. 홈에버는 이랜드가 한국까르푸를 인수해 운영한 할인점으로 2008년 홈플러스에 매각됐다. 또한 각종 악세사리 소품 등의 상당수가 영세 국내 디자이너의 인기 상품을 베낀 것으로도 알려져 대기업의 전형적인 카피 횡포라 지탄을 받기도 했다.
적잖은 부채 비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M&A에 나서는 것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정미 의원은 "한국신용평가의 이랜드그룹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 3년간 이랜드파크의 영업이익 총액은 100억 원"이라며 "지난 3년간 이랜드 파크의 영업이익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체불에서 나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속칭 '직원 쥐어짜기'로 순이익을 내는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상당수 계열사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그룹 전체의 빚도 적지 않다.
2011년 기준 이랜드 그룹이 정부기관에게 빌린 돈은 3조1719억 원으로 총자본금 1조1448억 원의 3배를 넘겼다. 그해 이자비용으로 낸 돈만 2108억 원이며 부채는 4조6804억 원, 부채비율이 408%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2012년 프랑스 아웃도어 의류업체 '라푸마'를 인수하려 했다가 실패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랜드그룹의 과다한 부채는 IPO(기업 공개)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지만 IPO를 하게 되면 이랜드 특유의 기독교 문화가 침해당할 수 있고 전권을 휘둘렀던 박성수 대표의 지휘체계가 약해질 수 있어 나서지 않을 것이란 중론이다. 2014년에는 부채비율이 높은 부영그룹, 현대산업개발 등과 함께 채권단에서 신규 관리대상 기업으로 포함됐다.
2014년 7월에는 여성 패션 브랜드 데코네티션을 인수한지 8년 만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되팔아 인수만 하던 기존의 모습에서 탈피했다. 일각에서는 재무 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2014년 9월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366.4%에 차입금 의존도가 58.3%로 조사됐다. 2015년 이코노미스트 한국어판에서는 2014년 기준 이랜드 부채는 6조359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신용평가에서는 BBB-로 최악은 면했지만 그룹 전체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전망이 밟지 않다. 그해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저하로 인한 재무상황 악화를 이유로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했다. 순차입금이 3조5000억 원에서 3분기만에 4조3000억 원까지 증가했고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71.7%와 61%에 이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킴스클럽을 매물로 내놓았고 지난해 9월에는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고급여성복 업체 '브이 그래스(V-GRASS)'에 매각했다. IPO없이 부채를 줄이려면 향후 매각 행렬이 더 이어질 것이란 업계 관측이다. 이랜드 계열사는 2015년 기준 패션 17개, 유통 1개, 레저 및 기타 11개, 금융 1개 등 총 2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다음은 이날 이랜드그룹이 밝힌 사과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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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드립니다.
저희 이랜드파크가 아르바이트 직원분들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너무 크나큰 잘못을 했습니다. 그동안 이랜드파크 안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잘못된 대우를 받은 아르바이트 직원 여러분들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희는 나눔과 바름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기부와 정직한 경영활동을 통해서 이를 실천한다고 믿고 있었기에 이런 큰 잘못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을 넘어서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참담하고 수치스럽습니다.
저희 이랜드그룹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이를 계기로 진심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1차적으로 이랜드파크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는 등 해당 경영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와 같은 인사 조치가 단지 몇 사람 책임지고 수습하는 미봉책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랜드파크의 아르바이트 직원분들께 과거의 미지급 사례들까지 확인하여 미지급분 및 지연이자까지 빠짐없이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당당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알려주고 회사가 이를 어길 경우에 내부적으로 고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회사가 시정하지 않으면 바로 외부 고발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또한 아르바이트 직원분들 중에서 정규직원으로 일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최소한의 절차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랜드파크의 이런 큰 잘못이 다른 계열사에서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저희 스스로 전 계열사를 샅샅이 살펴서 그 어떤 잘못도 찾아내서 확실하게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 계열사의 모든 경영진들은 말로만 나눔과 바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실천하는지 점검받겠습니다.
저희 이랜드는 정말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희의 큰 잘못으로 직접 피해를 당한 모든 직원들과 그리고 걱정을 끼쳐드린 모든 국민들께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이랜드그룹 경영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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