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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을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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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을 위로하다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3.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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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히는 이들.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을 위로해줄 따스한 밥상을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난다.  

*가위 천사와의 행복한 동행 – 경북 의성  

경북 의성에는 33년째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이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위 천사가 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발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영관(66)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영관(66)씨는 33년째 아내와 함께 이발 봉사를 다니는데, 오지마을의 걸어 다니는 미용실 역할을 한다. 경로당에서 임시 미용실을 차리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집으로 직접 찾아가 이발 봉사활동도 펼친다. 덕분에 그에게는 ‘가위 천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수십 년간 단 한 푼의 보답이 없지만, 묵묵히 이발 봉사를 펼치는 그를 만난다. 그리고, 가장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경북 의성군 가음면 이1리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쌀쌀한 날씨조차 품어 안을 것 같은 의성 마늘 밥상을 나눈다. 

33년째 마을을 찾는 귀한 손님, 박영관(66)씨는 미용료도 마다해서, 마을 주민들은 그해 수확한 농산물을 수확할 때마다 드렸다. 오늘은 특별히 마을 주민들이 모여 그동안의 고마움을 담아 따뜻한 한 상을 차린다. 의성의 특산품인 마늘을 넣어 겨우내 쇠약해진 몸을 챙겨줄 특별식을 준비한다는 이 마을의 부녀회장, 장기숙(70)씨. 가마솥에 갈비와 마늘을 넣고, 갈비가 부드러워 질정도록 푹 끓인다. 마늘 갈비탕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라 이렇게 마을 분들을 모아 대접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늘 대접하고 싶다고. 특별히 마늘과 청양고추는 닭요리에 잘 어울린다며 마늘찜닭을 준비하는데 분주하다. 양념을 고루 버무려 찌면 남녀노소 좋아하는 마늘찜닭이 완성된다. 경북 사투리로 수제비가 ‘다불다불’ 뜬다고 해서 부르는 다부랑죽. 다부랑죽은 멸치장국에 쌀과 수제비를 넣고 끓인 경북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이 마을은 평균 연령이 80대라,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도 한 상에 올려본다. 고마움이 담긴 한 상으로 마음을 대신 전달하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하다. 

*코로나 시대의 숨은 주역, 구급대원들의 노고를 아시나요 – 강원도 춘천 

코로나 시대 연일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모르는 이가 있으랴~ 하지만, 현장 대응 인원 가운데 코로나 19 의심 환자 이송을 담당하고 있는 119구급대원들의 고생도 이에 못지않다. 119 구급대가 코로나 19 관련 이송업무를 전담하다 보니, 대원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 한 번 출동할 때마다 방역복에 보호장비를 갖추는 데만 10여 분의 시간이 걸리고, 유증상 환자를 이송하고 나면, 매번 소독과정을 거쳐야 하며, 119 대원도 30분 격리가 의무사항이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점은 끼니를 해결하는 것. 밥을 먹다가 출동하는 것도 일상이 되고, 밀키트를 싸오는 대원들도 있으나 대다수가 편의점행. ‘소방’이라는 두 글자로 어깨에 짊어지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화재와 코로나 현장에서 때로는 미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움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그들을 찾아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복,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담아본다. 

밤낮없이 시민의 안전을 지켜온 소방서 구급대원들을 위해 춘천봄내봉사단 어머니들이 두 손에 선물 보따리를 한가득 들고 소방서에 찾아왔다. 누군가에는 평생 한 번 있을까 하는 긴박하고 위급한 순간들이 있는데, 그 노고에 보답하고 싶은 고마운 마음에 집밥 못지않은 밥상을 준비해왔단다. 출동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119대원들을 위해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식자재를 진공 포장해왔다는 봄내봉사단 어머니들. 갖은 해물을 듬뿍 넣어 만든 해물탕. 뜨거운 해물탕 한 그릇을 위해  맛과 영양을 듬뿍 담아 정성스레 만들어본다. 그 중 진주 (36) 대원은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인데, 집에 돌아가면 몸이 녹초가 되어 음식을 해 먹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란다. 진주 (36)대원을 위해 일반 시중에 파는 떡볶이와 견줄 수 없을 만큼 정성을 가득 담아 엄마표 떡볶이를 만든다. 오늘 만든 음식을 119대원들에게만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119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는 집으로 배달까지 간다는데. 이심전심, 나눔은 한곳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나눌수록 전해져 간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춘천소방서대원들. 그들과 함께 격려와 위로가 담긴 따뜻한 한 상을 만난다. 

* 어디든 달려가는 자장면 밥차가 왔어요~ - 경기도 안성 -  

경기도 안성 상촌마을은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어, 그 흔한 가게 하나 없는 산간벽지 오지마을.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온다는 자장면도 이 마을에서는 구경도 하기 어렵고, 비대면 시대다 보니, 마을회관이 닫힌 지는 이미 오래. 가뭄에 콩 나듯 길 따라 가옥은 보이지만, 오가는 길손도 없고  집을 지키고 계신 분들도 대다수가 70대 이상의 노인들. 한때는 번성했던 마을이지만,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마을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1달에 1~2번 마을의 풍경이 달라지는 때가 있다. 자장면 냄새를 솔솔 피우는 밥차 덕분인데, 인적 드문 마을에 밥차라니, 대체 어떤 사연일까? 밥차의 주인장인 최복천씨(55)는 12살 때부터 철가방을 들어온 경력 43년의 짜장면집 주방장. 지금은 어엿한 사장님이지만,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자장면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키 150cm의 작은 거인이다. 최복천 씨는 중국음식점이 없는 곳이나 자장면 사 먹을 돈이 없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매주 월요일이면, 자장면과 탕수육을 가득 싣고 달린다는 최복천 씨. 그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행복한 동행은 무엇인지 밥상을 나누며 함께 고민해 본다. 

가게 휴무일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불이 켜져 있는 주방에는 짜장면을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다. 최복천(55) 씨와, 그 손길을 돕는 사위, 공성민(38) 씨는 오늘도 오지마을을 갈 준비로 바쁘다. 점심시간을 넘기지 않기 위해 주방에서 미리 짜장면 양념과 탕수육 양념을 만든단다. 큰 통에 가득 담아 들고간 곳은 바로 최복천 씨의 밥차. 그곳에는 온갖 음식을 할 수 있도록 화구가 갖춰져 있어서 밥차만 있으면 어디든 움직이는 짜장면집이 된다. 오늘은 어릴 적 친구인 강우전(56)씨가 있는 상촌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도착해 자리를 잡아 본격적으로 음식을 준비하는데, 언제나 부모님께 드린다는 마음으로 짜장면을 뽑는단다. 짜장면 양념도 물론이거니와 , 짜장면의 맛에 가장 핵심인 면. 찬물에 헹궈 쫄깃한 맛을 살리고, 짜장면 양념을 부어 어르신들께 나른다. 다음으로 준비한 음식은 이가 안 좋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해물누룽탕이다. 누룽지탕은 튀겨서 하얗게 부풀어 오른 누룽지에 걸쭉한 양념을 부어 먹는 음식으로 쫄깃한 해물과 고소한 누룽지의 조화는 어르신들 입맛에 제격이다. 짜장면을 드시고 행복하다는 어르신들 말에, 최복천(55)씨의 얼굴에도 하루의 피로가 없어지는 듯, 웃음꽃이 핀다. 남을 도울수록 주는 이가 더 행복해지는 나눔의 기적이 가득한 짜장면 밥차를 만나러 가보자. 
 
*쪽방촌의 따스한 봄 – 서울 영등포구 -  

영등포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이상영 씨(50)는 매주 일요일이면, 형편에 따라 쌀가마니와 김치, 초밥, 생수, 라면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쪽방촌을 직접 돌아다니면 나눔을 하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가게를 돌아다니며, 위로의 밥상을 건네기도 한다. 이상영 씨의 나눔은 단순히 초밥 등의 나눔에 그치지 않는다. 쪽방촌 어르신들이 병원비가 없어서 병원에 못 갈 때면 ,배달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어르신들의 병원비를 보태기도 하고, 집 안 청소 등도 스스럼없이 돕는다. 이상영(50)씨에게 쪽방촌 어르신들은 한 식구나 마찬가지. 서로가 가족처럼 안부를 궁금해하고, 보이지 않으면 서운한 관계가 됐다. 이상영(50)씨의 나눔은 대를 이은 유전자다. 어머니가 밤에 식당 설거지를 하면서도 나눔을 했던 것이 대를 이어 이 사회의 소중한 나눔 유전자가 됐다. 음지를 환하게 밝히는 불빛. 이상영씨의 나눔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려운 분들의 이야기와 함께 따스한 봄을 만나본다.

연어를 손질하느라 바쁜 이른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을 찾아갈 준비로 주방은 분주하다. 갓 손질한 연어를 얇게 썰어 무순을 올리고 한입에 먹기 좋게 돌돌 말면 연어무순양파말이가 완성된다. 연어에는 비타민 D가 풍부해 뼈와 관절에도 좋아서 어르신들의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 초밥집에서 보기 드문 음식을 만드는 이상영(50)씨 부부. 오늘은 특별히 이상영(50)씨의 지인이자 개그맨 경규황(35),김주현(32)씨가 와서 함께 일손을 돕는다. 초밥을 만드는 가게지만 이들은 어르신들에게 따듯한 밥상을 대접하고자 오늘은 특별히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 한우불고기를 만든다. 더불어 직접 오랜 시간에 걸쳐 끓인 곰탕과 깍두기까지 알뜰하게 포장 용기에 담아 배달 갈 준비를 한다. 쪽방촌에서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직접 도시락을 배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 덕분에 어르신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밥 한 끼가 선사하는 희망과 위로,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마저도 푸근해지는 기적이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3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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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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