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서울 주요 공연장들이 클래식·뮤지컬·신작 무대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차가운 바람이 분 뒤에도 공연장을 찾는 발걸음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바로 해마다 가족·연인·친구들이 함께 즐기는 ‘연말 대표 공연’들이 줄줄이 개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전통적인 명작부터 국내 초연 뮤지컬까지 폭넓은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올해의 마지막 문화선물’을 고르기 한층 더 풍성해졌다.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겨울 클래식, 호두까기 인형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매년 겨울이면 동화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장면들로 빛난다. 고전 발레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이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의 몽환적 모험을 그린다.
트리 아래 잠든 순간 펼쳐지는 꿈속에서 인형은 반짝이는 왕자로 변하고, 각 나라의 인형들이 생명을 얻어 화려한 춤을 펼친다. 여기에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무대 전체를 깊은 겨울의 향기와 동심의 설렘으로 물들인다.
특히 국립발레단이 참여해 완성하는 무대는 기술적 완성도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뛰어나 해마다 가족 단위 관객이 꾸준히 찾는다. 티켓 가격 역시 클래식 발레 가운데 비교적 부담이 적어 연말 대표 공연으로 꼽힌다. R석 10만 원에서 D석 5천 원까지 구성돼 있어, 멀리 떨어진 객석이라도 5천 원이면 수준 높은 발레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각종 할인 혜택도 마련돼 있어 ‘가성비 좋은 겨울 공연’으로 손색이 없다.
유니버설발레단,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치는 또 하나의 호두 풍경
2025년 12월 17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관객을 만난다. 클래식 발레 특유의 정교한 테크닉과 무대 구성에 강점을 가진 유니버설발레단은 매년 시즌마다 각자 색채가 분명한 공연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두 예술단체의 해석이 서로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 발레팬들 사이에서는 ‘두 곳 모두 관람하는 것’이 하나의 연말 이벤트처럼 자리 잡고 있다.
위트를 입은 무대, 뮤지컬 킹키부츠
샤롯데씨어터에서는 2025년 12월 17일부터 2026년 3월 말까지 뮤지컬 킹키부츠가 막을 올린다. 평범한 구두 공장을 배경으로, 생존의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손을 잡고 혁신적인 제품인 ‘남성용 힐 부츠’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쾌한 음악과 화려한 조명, 재치 있는 대사들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매 시즌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낸 작품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타인과의 차이를 존중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그래미상을 받은 작곡가 사이디 로퍼의 음악은 무대를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다. 유쾌함 속에서 울림을 남기는 스토리 덕분에 ‘연말 기분 전환용 공연’으로도 관객들이 자주 찾는 작품이다.
생존과 상상의 경계, 라이프 오브 파이 한국 초연
GS아트센터에서는 2025년 11월 말부터 2026년 3월 초까지 뮤지컬 라이프 오브 파이가 한국 초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소설과 아카데미 수상 영화로 먼저 알려진 작품을 무대예술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소년 ‘파이’와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동행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무대 위에서 표현하기 위해 최첨단 무대 기술과 인형극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거대한 호랑이를 포함한 동물 인형들이 실제 생명체처럼 움직이며 관객을 압도하는데, 이 기술적 시도는 해외 관객에게도 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생존을 둘러싼 인간의 본성, 신념, 상상력의 경계가 극적으로 펼쳐지며, 기존 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체험형 공연으로 평가받는다.
연말에 꼭 하나는 보고 싶은 공연
올해 서울의 무대들은 가족형 클래식 발레부터 깊은 감동을 주는 뮤지컬, 그리고 국내 첫선을 보이는 창의적인 작품들까지 선택지가 매우 넓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온화한 감성을 품은 호두까기 인형이 제격이고, 활기찬 에너지를 원한다면 킹키부츠가 행복한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새로운 장르의 경험을 탐색하고 싶은 관객에게는 라이프 오브 파이가 강력한 선택지다.
2025년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면, 연말만의 분위기를 한껏 품은 이 공연들 가운데에서 자신에게 맞는 한 작품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 화려한 조명 속에서 펼쳐지는 무대예술은 잊지 못할 한 해의 마지막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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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김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