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A씨가 부산 한 아파트에서 헬멧 탈의·개인정보 작성을 요구받은 장면 [유튜브 '해운대주민' 채널 캡처]](/news/photo/202608/595949_407094_5331.jpg)
서울 용산구의 한 고가 아파트에서 택배 기사들이 겪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난해 엘리베이터 교체 이후 "새 엘리베이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로 택배 카트 반입이 금지돼, 무거운 짐을 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 기사들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에서 배송 업무를 맡고 있는 40대 택배기사 A씨는 "일터를 잃을까 봐 그간 참아왔지만, 가해자가 사과조차 하지 않아 결국 고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6일, 해당 아파트에서 택배를 배달하던 중 입주민의 폭행을 당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고령의 남성 입주민이 지팡이로 그의 명치 부위를 가격했다. 당시 오배송 방지를 위해 착용하고 있던 바디캠에는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에서 A씨가 "때리는 거예요?"라고 항의하자, 남성은 "내가 오는 걸 보고도 그냥 올라가? 이놈아"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 남성은 1층에 놓여 있던 택배 상자를 손으로 쳐 바닥에 떨어뜨린 뒤, "이 나쁜 놈의 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A씨의 하반신 급소를 향해 다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이를 막으려던 A씨는 허벅지에 추가로 타격을 입었다. A씨가 "왜 때리느냐. 신고하겠다"고 하자, 남성은 "신고해 인마", "확 쥐어박아야 한다" 등 폭언을 이어갔다.
A씨는 폭행 이후 늑골 염좌와 흉부 타박상 등의 진단을 받았다. 현장에서는 자신이 폭행당한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바디캠 영상을 확인한 뒤 남성이 자신을 엘리베이터에 태우지 않고 문을 닫았다고 오해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실제로 문 닫힘 버튼을 누른 사람은 A씨가 아니라, 함께 탑승했던 또 다른 입주민이었다. 당시 A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닥에 놓인 택배를 정리하고 있었다.
A씨는 이 입주민이 평소에도 택배기사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입주민이 "택배 놈들이 왜 엘리베이터를 쓰냐"며 욕설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 남성이 고령이고 몸이 좋지 않아 보이는데 왜 항의를 했냐. 항의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경찰의 태도에 억울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A씨는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며, 여전히 카트 없이 짐을 나르는 근무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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