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에 몰려 있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3_5811.jpg)
![세우타서 식료품 배급 줄 선 이주민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4_5813.jpg)
![지난 3일 세우타에서 음식 배급을 받기 위해 줄지어 앉아 있는 이주민들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5_5815.jpg)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으로 몰려든 이민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6_5817.jpg)
![스페인의 북아프리카 자치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주민 월경 사태. 자료사진입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7_5819.jpg)
![세우타로 무단으로 넘어온 모로코 이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8_5821.jpg)
![세우타로 무단 월경한 모로코 이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608/596859_408679_5822.jpg)
유럽연합(EU)은 최근 이주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과 엄격한 단속, 그리고 빈곤국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국경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6월 발효된 EU 신협약 역시 국경안보와 정치적 통제를 인도주의보다 앞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각국은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이 대거 유입된 이후, 국경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현재 EU 실업률은 6.3%에 달하며, 청년 실업률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아 경제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주민 문제는 유럽의 주요 정치 쟁점으로 자리 잡았고, 우파와 극우 세력이 이를 기반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세우타를 둘러싼 최근 사태 역시 이 같은 유럽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탈리아 우파 정부는 솅겐조약의 스페인 적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2023년 지중해를 건너온 이주민의 46%인 6만5,000여 명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스페인의 온건한 대응에 불만을 표했으며, 유럽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도 스페인에 친이민 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세우타는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령 지역으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곳은 2021년 모로코가 국경 통제를 완화하면서 8,000여 명이 순식간에 국경을 넘은 적이 있다. 당시 모로코는 서사하라 독립운동 지도자가 스페인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국경을 열었다. 이처럼 이주민 문제가 정치적 카드로 활용된 전례가 있다.
이번 세우타 사태의 배경에는 스페인과 알제리의 관계 개선이 자리한다. 모로코는 스페인이 알제리와 가까워지자 국경 통제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경고를 보냈다. 모로코는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우호적 관계에 힘입어 자신감을 보였고, 반면 스페인 좌파 정부는 미군기지의 이란 공격 동원을 금지해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주민 유입을 촉진한 직접적 계기는 스페인 대법원의 판결과 SNS를 통한 허위 정보 유포였다.
스페인 대법원은 사태 발생 이틀 전, 바다를 통해 세우타에 도착한 이주민을 즉각 추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판결문을 공개했다. 해상에서의 입국자에 대해서는 육상과 달리 신원 확인과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판결은 현장의 혼란을 불러왔고, SNS에서는 '국경이 열렸다'는 잘못된 소식이 확산됐다. 그 결과, 2023년 한 해 스페인에 무단 입국한 3만6,8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7만 명이 이틀 만에 세우타로 몰려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우타와 모로코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모로코 출신 이민 2세들이 스페인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6 월드컵에서는 스페인 태생 선수 10명이 다른 국가 대표로 출전했으며, 이 중 5명은 부모의 조국인 모로코를 선택했다. 아슈라프 하키미는 모로코 국민영웅으로 불리고, 스페인 대표팀의 라민 야말의 아버지 역시 모로코 출신이다. 두 나라가 가까운 만큼, 세우타의 국경은 유럽연합이 스페인 본토 입국 시 별도 심사가 필요한 외부국경으로 지정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세우타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주민 유입 사태는 국경관리 실패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지만, 그 이면에는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국경을 넘는 현실이 자리한다. 모로코 청년실업률이 35%에 달하는 등 경제적 절망이 이주를 부추긴다는 점이 드러났다. 매년 많은 이주민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는 가운데, 유럽의 구조 및 수색 활동은 오히려 줄고 있다. 세우타 사태는 현지에 남아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아프리카 청년들의 절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조용히 다가오는 재앙은 태풍이나 허리케인보다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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