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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동네 한바퀴’ 충남 금산 이웃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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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동네 한바퀴’ 충남 금산 이웃들 이야기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10.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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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비단 금(錦) 메 산(山).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을 가졌다 하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칭송받으며 그 이름도 금산(錦山)이라 불린다. 골골이 인삼 향 짙게 풍기며 올차게 뿌리내린 생명들로 풍요를 이룬 동네. 수년간의 정성으로 피어나는 생명의 꽃, 인삼처럼 피땀 흘려 값진 삶을 일구는 강인한 이웃들을 만나러, 이만기 ‘동네 한 바퀴’ 191번째 여정은 충남 금산으로 떠난다.

▶덕천리 어머니들의 인삼 캐는 날

1,500여 년 고려인삼의 본고장, 금산. 과거 개성과 함께 인삼 2대 산지로, 유구한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덕천리의 인삼 수확하는 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5년근 인삼이 약 1,800일의 기다림 끝에 세상 구경에 나왔는데. 검정 차광막을 친 인삼밭에는 이른 아침부터 트랙터가 지나가고 베테랑 어머니들이 바지런히 인삼 손질에 들어간다. 쌉싸름한 매력에 빠져 산 지도 수십 년째. 어머니들에겐 이곳, 인삼밭이 곧 황금밭. 삼삼한 재미와 수확의 기쁨을 동시에 맛보며, 올차게 자란 인삼 덕에 행복하다는 덕천리 어머니들을 만나본다. 

▶추부 깻잎떡으로 인생 2막을 연 귀농 부부 

금산의 또 다른 명물, 추부 깻잎. 다른 깻잎에 비해 잎이 크고 쓴맛이 적으며 저장성이 뛰어난 추부 깻잎은 전국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깻잎 하우스가 지천인 동네를 걷다, 깻잎 꼭지를 따고 있는 어머니를 만난다. 직접 키운 깻잎으로 떡을 만든다는 말에 어머니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가게 한쪽에 깻잎으로 만든 다양한 떡들이 진열되어 있다. 2년 전, 시가를 헐어 떡집을 차렸다는 아내, 손옥순 씨.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깻잎 밭을 일구다, 깻잎으로 떡을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귀농을 선택했단다. 수십 번의 쓰디쓴 실패 끝에 지금의 깻잎떡을 만들어낸 옥순 씨. 무엇보다 그러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데. 한 번 결심하면 못 말린다는 불도저 아내의 뒤를 묵묵히 지켜준 남편, 구 훈 씨.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아내를 위해 뭐든지 도와준단다. 추부 깻잎으로 향긋한 인생 2막 스토리를 펼쳐나가는 부부를 만나본다.

▶인생의 고락 넘어 백년해로하는 오지마을 노부부

금산 동남쪽의 끝자락, ‘육지 속의 외딴섬’이라 불리는 오지마을이 있다. 금산과 연결된 길이 없어 전북 무주로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방우리. 앞으로는 금강이 가로막고 뒤로는 산으로 틀어 막힌 작은 마을에서, 반백 년 넘게 금실 좋게 살아가는 노부부를 만난다. 제대로 된 대중교통도, 작물을 키울 밭도 없던 시절, 산에서 흙을 퍼 날라 논을 개간하고, 밭을 일구고, 강 건너 산 넘어 농작물을 지게로 지어다 팔아 6남매를 길렀단다. 비록 네 귀 바른 땅 한 평 얻기 힘들었던 척박한 오지마을이지만, 부부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준 고마운 마을이자, 동시에 하나뿐인 딸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부부가 이곳을 떠나지 않는 건 슬픔도 기쁨도 함께 나누었던 지난날들의 추억이 있기 때문. 인생의 고락 넘어 백년해로하는 방우리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운 펄펄 정이 팔팔! 고부가 만든 삼계탕

전국 인삼 유통의 중심, 금산읍 인삼약초 거리로 들어선다.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인삼 집산지로 알려진 거리에는 약 1,000여 개의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인삼과 약초가 즐비한 거리를 구경하다, 평상에 앉아 무언가 만들고 있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다름 아닌 인삼 몸통으로 꽃을 만들어 담그는 인삼꽃주. 술에 담가 촉촉해진 인삼 몸통을 얇게 잘라내어 돌돌 말아가며 매화나 장미, 카네이션 등으로 만든 꽃은 인삼주를 장식할 때 쓰이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인삼주 맛을 곱절로 살려준단다.

한참 시장을 구경하다, 골목에서 인삼 상자를 나르는 남자를 만난다. 그가 인삼배달을 온 곳은 어머니와 아내가 운영하는 삼계탕집. 30년 전, 금산에 삼계탕집을 차렸다는 어머니. 이제는 나이가 들어 힘든 시어머니를 대신해 며느리가 그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착하고 부지런한 며느리가 있어 고맙고 든든하다는 어머니는 늘 며느리가 1등이라고 말한다. 며느리 다리 아플까 봐 모아놓은 돈으로 좌식에서 입식 테이블로 바꿔주고, 가게 열쇠와 통장도 며느리에게 온전히 맡겼으며, 언제나 아들보다 며느리 편이란다. 시어머니의 사랑 듬뿍 받은 덕에 밥 하나 안칠 줄 몰랐던 며느리는 이제 어엿한 주인으로서 가게를 꾸리고 있다. 남편에게 못한 말도 시어머니에겐 속 시원히 털어놓고, ‘어머니’보다 ‘엄마’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다는 며느리, 영애 씨. 20여 가지 약재와 인삼을 가득 넣어 기운 펄펄 나는 삼계탕에는 서로를 생각하는 고부의 따뜻한 정도 함께 끓고 있다.

▶대둔산 약초꾼 부부가 달인 쌍화차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 자락. 마당에서 약초를 한가득 널어 말리는 한 남자를 만난다. 대둔산 날다람쥐로 불리는 20년 차 약초꾼, 고재웅 씨. 수백 년 된 복령과 도라지, 귀한 산삼까지 희귀 약초들로 담근 약주들이 그의 실력을 대변하는데. 약초꾼의 두 번째 직업은 쌍화차 찻집 주인. 재웅 씨가 직접 캔 귀한 약초로 쌍화차를 달이면, 아내가 그에 어울리는 다과 한 상을 준비한다. 본래 사업을 했던 재웅 씨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IMF로 부도가 나면서 삶의 의지가 꺾여 산을 찾기 시작했고, 그사이 착한 아내가 남편이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묵묵히 생계를 책임졌단다. 선녀같이 착한 아내와 우직한 약초꾼 남편이 만든 쌉싸름한 쌍화차를 맛본다.

▶스타 강사의 반전 인생, 해물모듬장

다시 읍내로 들어온 동네 아들 이만기는 오래된 탁구장을 발견한다. 운영을 안 하는 듯한 낡은 외관과 달리, 그 안에서는 탁구를 하는 사람들로 후끈한 열기가 전해진다. 이곳이 주는 익숙함과 정겨움이 좋아 매일 같이 찾아오는 사람들 덕에 주인장은 30년 넘게 탁구장을 운영해오고 있단다. 탁구장을 나와 읍내 골목을 걷던 이만기는 멋진 글귀가 내걸린 가게를 발견한다. 7년째 자매가 운영하는 한정식집. 동생에게 요리를 배우며 실장을 맡은 언니, 지영 씨와 사장이자 주방장인 동생, 소영 씨가 꾸려가고 있는 곳이다. 대치동 스타 강사라는 화려한 전직을 그만두고, 소영 씨가 금산에 내려온 이유는 언니 때문. 당시 아팠던 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덥석 가게를 차려 선물로 주었지만, 문제는 언니의 요리 실력이 아무리 해도 늘지 않았던 것. 그렇게 7년째 공부만큼이나 요리에도 열정적인 동생이 언니에게 요리 1타 강의해주며, 운영 중이다. 연고도 없는 금산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수년이 걸렸지만, 둘이 함께 고군분투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자매. 음식으로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자매의 해물모듬장 한 상을 맛본다.

▶황소 어머니의 특별한 보약, 경옥고 

스님의 밥주발인 ‘바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바리실’ 마을. 바리실의 ‘실’은 과실(實)을 의미하며, 스님의 바리에 과실이 가득 담겨 부자 되라는 뜻이 있단다. 그 이름처럼 예부터 인삼과 지황, 사과 등의 작물들로 풍요를 이뤘던 동네. 좁은 길 따라 언덕을 오르던 이만기는 고추를 따고 있는 노부부를 만난다. ‘황소처럼 일하자’라는 집안의 가훈처럼 고추뿐만 아니라 인삼, 사과 등 쉬지 않고 다양한 농사를 지어온 부부. 그런 황소 부부가 햇살 좋은 가을이 되면 빼놓지 않고 만드는 것이 있다는데. 바로 <동의보감>에 첫 번째로 소개한 처방이자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경옥고. 인삼, 지황, 복령, 꿀 네 가지를 주재료로, 끈적해질 때까지 15일을 달이면 진한 밤색의 경옥고가 완성된다. 25년 전부터 찬 바람이 불면 가족을 위해 경옥고를 만드는 어머니. 젊어서부터 여러 차례 큰 수술을 치렀던 남편과 노상 허약했던 자식들이 통통하게 살이 올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일이란다. 지극정성으로 달이는 어머니의 특별한 보약, 경옥고. 그 속에는 가족을 향한 어머니의 깊고 진한 사랑이 응축돼 있다. 

▶금산농악과 함께 신명 나게 놀아보세

충남의 명산, 서대산 아래 한바탕 벌어진 농악 한 마당. 추부면의 흥 넘치고 끼 이웃들 30여 명이 모여 매일 맹연습하는 농악단이란다. 금산에는 면 단위마다 농악단이 있고, 동네잔치나 행사가 열릴 때면 농악이 가장 먼저 풍악을 울리며 신명을 돋운단다. 충남 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된 금산농악. 이제는 국가 문화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10대에서 70대,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각양각색이지만 농악을 향한 열정만큼은 높은 가을 창공을 찌르는 금산 농악단. 그 대열에 합세해 신명 나는 한 판으로 금산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인삼과 함께 올차게 뿌리내린 인생들이 있는 곳. 몸과 마음에 활력이 불어나는 보약 동네, 금산 이웃들의 이야기가 10월 1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191회 올차다 인삼고을 – 충남 금산] 편에서 공개된다. 

▶한번에 끝 - 단박제보
▶비디오 글로 만드는 '비글톡'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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