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철 기자] 참신한 기술력으로 세계로 도약하는 중견기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KBS 특집 8부작 <KBS 특집 8부작 2023 중견만리 –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찾아라!> 4편에선 세계적 공급망 위기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사로잡은 두 중견기업을 소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타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과 함께 공급망 위기라는 악재를 가져왔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물론 경제 성장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의존이 불가피한 핵심 소재를 자체 개발하고 혁신적인 기술 연구를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한 ‘솔루엠’과 ‘태경그룹’. 흔들리는 공급망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두 중견기업의 성공 비결을 공개한다.
첫 번째 기업은 전자부품 생산으로 2015년 창업 7년 만에 연 매출 1조 6955억 원(22년 연결 기준)을 달성한 중견기업 ‘솔루엠’이다. 기업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바로 전자가격표시기(ESL- Electronic Shelf Label)다. 전자가격표시기(ESL)는 소형 디스플레이에 상품명, 가격, 바코드 등 상품 정보를 무선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스마트 기기다. 종이 인쇄나 코팅 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전력 제품에 종이 폐기물 감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기업의 ESG를 실천하는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유통매장에서 제품 가격 표시를 사람이 교체하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면서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을 돕고 동시에 업무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주로 쓰인다. 코로나19 이후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국, 독일 등 유럽 유통 매장에서 빠르게 ESL 설치와 보급이 확대되며, 솔루엠의 ESL은 전 세계 45개국 5만 개 매장에 1억 5천만 개 이상 공급됐다.
사실 전자가격표시기(ESL) 업계는 이미 선두주자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솔루엠은 기존 ESL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이뤄냈다. 타사의 제품 대비 배터리 수명을 10년으로 2배 연장시켰고, 무선 통신 속도는 10배나 빠르다. 또한 기존업계가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과 달리 설계, 제조, 유통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했다. 이로써 전가가격표시기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한 솔루엠은 오늘날 시장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솔루엠은 2023년 7월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에 선정돼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미래형 유통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초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PSU)에 대해 CE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두 번째 기업은 ‘기초소재’ 국산화로 공급망의 위기를 극복한 ‘태경그룹’이다. 1975년 창업 이래 50여년 가까이 국가기간산업의 필수 원료인 ‘석회소재’를 중심으로 철강, 반도체, 화학, 조선, 제지 등 핵심 ‘기초소재’ 분야에서 한 길만 걸어온 중견기업이다. 태경그룹은 70여 종의 ‘기초소재’를 보유하며 드라이아이스, 액체탄산가스, 생석회 등 13개 기초소재 분야 시장점유율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37개국 2090개사에 기초소재를 수출하고 있다.
태경그룹은 충북 단양, 강원도 정선 등 석회석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광산을 보유해,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한 소재 개발에 앞장서 왔다. 특히 기초소재 수입의존도가 높던 1990년대 국내 최초로 액상형 중질탄산칼슘 개발에 성공했다. 중질탄산칼슘은 원석을 다양한 수요처에 맞춰 마이크로 단위로 가공해 고부가가치의 종이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소재다.
또한 태경그룹은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CCU) 기술을 통해 혁신 기초소재를 개발하며 다양한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더불어 이산화탄소 포집과 합성 공정을 넘어 고분자 신소재로 전환시키는 'C2V(Carbon To Value)' 프로젝트에도 도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해수담수화청(SWCC)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수 담수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와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탄산칼슘 및 마그네슘을 생산해 내는 순환 경제 모델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태경그룹의 친환경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친환경 도시 ‘네옴시티’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만든 두 중견기업의 이야기를 통해 국내 중견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 KBS 특집 8부작 2023 중견만리 – 대한민국 성장 동력을 찾아라!> 그 네 번째 이야기 <흔들리는 공급망 '위기가 기회다'> 편은 11월 19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에 KBS 1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