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최근 X(옛 트위터)에서 자진퇴사 후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유 50가지를 정리한 게시물이 게재된 바 있다. 목록에는 통근 곤란,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임신·출산, 가족 간병부터 학업 병행 불가, 종교·신념 침해까지 번호가 붙어 있다. 끝에는 고용센터가 최종 판단한다는 짧은 안내가 달려 있다.
항목 이름만 보고 퇴사를 결정하면 수급자격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법령에 있는 사유라도 대부분 기간이나 전제 조건이 붙어 있는데, 목록에서는 이런 조건이 빠져 있었다. 법령에 독립된 사유로 적혀 있지 않은 항목도 섞여 있었다.
가장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임금과 근로시간 관련 항목이다. 게시물은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달, 장시간 근로, 연장근로 과다를 각각 별도 사유로 나열했다. 법령은 이런 상황이 이직 전 1년 이내에 2개월 이상 이어졌을 때 정당한 이직사유로 본다. 월급이 한 번 늦게 들어왔거나 일이 많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요건을 채우기 어렵다.
퇴직금 미지급은 이직사유가 되기 어렵다. 퇴직금은 퇴직한 뒤에 지급 의무가 생기는 돈이어서, 재직 중 퇴사를 결심하게 만든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 퇴직금을 받지 못한 문제는 실업급여 수급 사유와 별개로 다뤄진다.
건강, 임신·출산, 육아, 가족 간병 항목은 전제 조건을 빼면 사실과 크게 달라진다. 이들 사유는 법령에 들어 있지만, 회사에 휴가나 휴직을 요청했는데 허용되지 않아 퇴사한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 육아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경우가 대상이다. 질병 사유는 의사 소견서 같은 객관적인 증빙도 요구된다. 휴직을 신청하지 않고 바로 사직서를 내면 이 사유를 인정받기 어렵다.
법령에 그대로 명시되지 않은 항목도 목록에 올라 있다.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근로환경은 일반적으로 개인 사정에 의한 퇴사로 분류된다. 천재지변, 사업장 안전 문제, 계약 내용과 다른 업무, 직무 변경, 종교·신념 침해 같은 항목도 이름만으로 수급이 보장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다른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있을 뿐이고, 결과는 개별 심사에 달려 있다.
자진퇴사 예외로 분류할 대상이 아닌 항목도 들어 있다. 정년 도달, 계약기간 만료, 계절적 사업 종료, 파견근로 종료는 처음부터 비자발적 이직에 해당한다. 이를 자진퇴사와 같은 범주로 묶은 것 자체가 제도 구조와 맞지 않는다. 계약만료도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주가 재계약을 제안했는데 근로자가 특별한 사정 없이 거절했다면 자발적 이직으로 처리될 수 있다. 권고사직 역시 회사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업주가 실제로 퇴직을 권고했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목록 가운데 법령 취지와 비교적 그대로 맞는 항목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불합리한 차별대우, 폐업이나 대규모 감원 예정 정도다. 이 경우에도 수급자격을 인정받으려면 신고 기록이나 관련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자진퇴사 예외 사유를 입증하는 부담은 사실상 근로자 쪽에 있다. 사업주가 이직확인서에 이직사유를 개인 사정으로 적으면 고용센터는 이를 출발점으로 심사한다. 근로자는 퇴사가 불가피했던 사정을 자료로 보여줘야 한다. 급여 내역, 휴직 신청과 거절 기록, 진단서 등을 퇴사 전에 확보하지 않으면 법령상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수급자격 인정 여부는 개인별 퇴사 경위와 증빙에 따라 관할 고용센터가 판단하며, 관련 규정은 법령 개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구체적인 사안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또는 관할 고용센터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AI가 일부 조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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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