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충북 충주시 장미산성에서 백제 한성기 최대 규모의 목조 집수지가 발굴됐다. 이 집수지는 약 1,600년 전 백제가 물을 저장하고 관리하던 시설로, 최대 8만3천ℓ의 물을 담을 수 있어 300명이 두 달 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정된다.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는 충주 장미산성 발굴 조사 결과, 백제 한성기 시기의 목조 집수지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집수지는 2024년 11월 북쪽 계곡 부근에서 발견됐으며, 안쪽 벽 한 면의 길이가 약 6.5∼6.7m, 높이 1.6∼1.8m로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바닥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구획돼 있으며, 벽면은 7m가 넘는 참나무와 밤나무 등 대형 목재를 가공해 9단으로 쌓아 올렸다. 목재 끝을 맞물리게 정교하게 구성했고, 석축 보강도 이뤄졌다.
집수지는 성내 거주민의 생활용수 공급을 위한 핵심 시설로, 대형 집수지의 물은 주로 일상생활에, 인근의 소규모 집수시설은 식수로 활용된 것으로 연구소는 보고 있다. 집수지 내부 흙을 '물체질'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쌀·팥 등 곡물류, 복숭아·자두 씨앗, 동물 뼈 등 다양한 유기물이 확인됐다. 연구소는 국내 집수지 조사에서 내부 흙을 전량 물체질해 미세 유물과 유기물을 수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바닥에서는 새끼 돼지와 개의 뼈가 온전한 상태로 출토됐으며, 의도적으로 파손된 토기 조각 등으로 미루어 의례와 관련된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출토 유물 중 삼태기, 소 코뚜레 등은 5세기 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물푸레나무로 만든 소 코뚜레는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 유물로 평가된다. 자루가 온전히 남은 철제 도끼 역시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나무를 베거나 다듬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장미산성의 성벽 아래에서는 목재 틀에 흙을 다져 쌓는 판축 기법이 확인됐다. 이는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 백제 왕성에서 사용된 축성 기술과 유사하다. 성벽 안쪽에서는 백제 한성기 조성된 부뚜막, 고급 칠기, 토기 등도 발견됐다.
연구소는 장미산성이 단순 방어시설을 넘어 백제가 중앙의 기술과 자원을 투입해 체계적으로 구축한 중원 지역의 핵심 거점임을 강조했다. 올해 연말까지 국원관 전시실에서 발굴 성과와 주요 출토 유물이 소개될 예정이며, 4∼5일에는 장미산성 발굴 현장도 공개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 백제가 중원 지역 거점을 어떻게 구축·운영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 성과를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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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