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9월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시세는 순금(24K·3.75g) 기준 살 때 83만4000원, 팔 때 70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순금 살 때 가격은 전일 대비 0.24% 하락하며 2000원 내렸다. 팔 때 가격은 70만2000원으로 전일과 동일했다.
18K 금시세는 팔 때 51만6000원으로 전일과 변동이 없었으며, 14K 역시 팔 때 40만200원으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백금(3.75g)은 살 때 34만6000원, 팔 때 28만1000원을 기록했다. 살 때 가격은 전일 대비 1.73% 상승하며 6000원 올랐고, 팔 때 가격도 1.78% 상승해 5000원 올랐다.
은(3.75g)은 살 때 1만2270원, 팔 때 1만210원으로 집계됐다. 살 때 가격은 전일 대비 1.22% 상승하며 150원 올랐고, 팔 때 가격은 1.27% 상승하며 130원 올랐다.

한편 수천 년 동안 전쟁과 금융위기, 통화질서의 변화가 발생할 때마다 금은 반복해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화폐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기 전부터 재산을 보존하는 수단으로 활용됐고, 현대에 들어서는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금이 최근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의 고금리라는 서로 다른 힘 사이에서 가격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달러 움직임이 반대편에서 가격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은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했다고 해서 금값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금과 국제정세의 관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과거 국가 간 전쟁에서는 금과 은을 얼마나 확보하고 이동시킬 수 있는지가 재정 능력과 연결되기도 했다. 런던금시장협회(LBMA) 역시 15세기 이후 전쟁과 국제 금융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귀금속의 조달과 이동이 국가 경제와 금융체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20세기에는 금의 역할이 더욱 제도화됐다. 금본위제 시대를 지나 브레턴우즈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금과 달러의 연결은 국제통화질서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 됐다. 이후 달러를 금으로 직접 교환하는 체제가 막을 내렸지만 금 자체가 금융시장에서 퇴장한 것은 아니었다. 중앙은행들은 준비자산의 일부로 금을 보유했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로 다시 부각됐다.
최근 중동 상황 역시 이러한 오래된 금의 속성을 다시 시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측과 진행한 약 3시간의 회담에 대해 생산적인 회담이었다는 취지로 평가하고 추가 접촉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대화의 통로가 열렸다는 신호가 나타나자 원유시장도 반응했다.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99.25달러까지 내려오면서 100달러 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중동 긴장이 누그러지고 국제유가가 내려가는 것은 금시장에는 단순한 악재 또는 호재로 구분하기 어려운 변수다.
우선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낮아질 경우 위험 회피 목적으로 금을 찾는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 반면 유가가 안정되면 미국의 물가를 밀어 올릴 압력도 일정 부분 줄어들 수 있다. 물가 부담이 완화되면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시장의 판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금 가격에는 반대 방향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동 긴장이 다시 높아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쟁 위험 자체는 안전자산인 금을 찾게 만드는 요인이지만 원유 공급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물가 압력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금 매수 요인과 금리 상승 우려라는 매도 요인이 동시에 등장하게 된다.
올해 금 가격이 지나온 궤적은 이처럼 복잡한 환경을 보여준다. 현물 금은 지난 1월 온스당 5594.8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큰 폭의 조정을 거쳤다. 현재 가격은 당시 고점과 비교하면 20%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금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와도 달라졌다. 전쟁이나 금융시장 불안만 바라보던 방식으로는 최근 가격 움직임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뿐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 달러 가치,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까지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의 흐름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주에 다시 자금이 몰리면서 나스닥은 연이어 최고 기록을 새로 썼지만 다우와 S&P500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 전체가 일제히 위험자산으로 이동했다기보다 특정 성장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선택적인 위험선호에 가까운 흐름이었다.
이 같은 환경에서 금은 4300달러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여부, 국제유가의 추가 움직임, 미국의 금리 전망과 달러 방향이 앞으로 금 가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고대의 교환수단에서 금본위제와 브레턴우즈 체제를 지나 현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에 이르기까지 금의 형태와 역할은 끊임없이 달라졌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금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의 4300달러대 금값 역시 중동이라는 오래된 지정학적 변수와 금리라는 현대 금융시장의 변수가 동시에 가격표에 반영되는 과정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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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