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가수 임영웅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9월 컴백을 예고했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지난 18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페셜 디지털 앨범 'IM HERO 10' 발매 소식을 알렸다. 앞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IM HERO - THE STADIUM 2'를 개최하고, 콘서트 종료 직후 신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9월 19일에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더팩트 뮤직 어워즈 무대에도 오른다. 2016년 8월 8일 '미워요'와 '소나기'로 데뷔한 지 정확히 10년 만의 행보다.
이번 컴백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신보 발매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임영웅은 현재 한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기 지표를 여러 개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하는 트로트 가수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임영웅은 5년 넘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순위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트로트 가수 랭킹에서도 이례적인 장기 집권이다.
음원 성적도 현상이라 부를 만하다. 2025년 8월 발매된 정규 2집 'IM HERO 2'는 최근 멜론 누적 스트리밍 15억 회를 돌파했다. 지난달 14억 회를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1억 회를 추가로 쌓은 것으로, 발매 1년이 지난 앨범이 여전히 매달 1억 회 안팎의 신규 스트리밍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K팝 시장에서 앨범의 화제성은 발매 직후 수주 내에 집중되고 이후 완만하게 꺾이는 흐름을 보이는데, 임영웅의 경우 그 곡선이 유독 완만하다.
2025년 스포티파이 국내 연말 결산에서도 2집 수록곡 두 곡과 OST '천국보다 아름다운' 등 세 곡이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아이돌 그룹이 주로 상위권을 차지하는 최다 스트리밍 K팝 아티스트 부문에서도 톱2에 오르며 이례적인 성적을 남겼다. 앞서 2022년 발매된 첫 정규앨범 'IM HERO'는 발매 일주일 만에 110만 장이 팔리며 당시 남자 솔로 가수 기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수치 이면에서 더 눈여겨볼 지점은 팬덤의 성격 변화다. 최근 대중문화 지형에서 두드러지는 흐름 중 하나는 아이돌 팬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조직적 팬 활동이 트로트 팬덤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콘서트장 응원봉, 포토카드와 굿즈 소비,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 생일 광고 같은 방식은 원래 10~20대 아이돌 팬덤의 문화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50~70대를 중심으로 한 중장년 팬층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콘서트 단체 관람을 조직하고, 가수의 생일이나 데뷔일에 맞춰 지하철 광고나 생일 카페 이벤트를 기획하며, 팬클럽 명의로 기부 활동을 벌이는 식이다.
![가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news/photo/202608/600699_411965_2222.jpg)
임영웅 본인이 2021년 개인적인 서포트나 선물을 사양하고 대신 기부로 마음을 전해달라고 요청한 이후, 팬덤 '영웅시대' 역시 이를 따라 기부에 나서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소비 중심이던 팬 활동이 참여와 사회공헌으로 확장된 사례로, 트로트가 콘서트와 굿즈, 팬클럽 커뮤니티가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다만 장르 전체로 시선을 넓히면 그림이 한결 복잡해진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은 여전히 강한 화력을 보이고 있다. TV조선 '미스트롯4'와 MBN '현역가왕3'는 각각 16.4%와 12.7%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거둔 몇 안 되는 콘텐츠로 이름을 올렸다.
두 방송사가 연말 '미스터트롯4'와 '현역가왕4' 제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디션이라는 스타 발굴 시스템 자체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더팩트 강일홍 칼럼니스트는 최근 트로트 시장을 두고 스타는 늘었지만 세대를 넘어 함께 부를 수 있는 새 히트곡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고 짚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안동역에서', '막걸리 한잔' 같은 곡 이후 전 국민이 공유하는 신곡을 꼽기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스트리밍과 유튜브 중심으로 음악 소비가 재편되면서, 예전처럼 라디오와 방송 반복 노출을 통해 곡이 자연스럽게 국민가요로 자리 잡는 통로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칼럼니스트는 행사 섭외 기준 역시 실제 보유한 히트곡의 수보다 현재의 화제성과 팬덤 규모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었다.
신인과 중견, 원로가 고르게 공존하던 행사 무대가 특정 오디션 출신, 특정 팬덤 규모를 가진 소수에게 쏠리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이는 한 칼럼니스트의 개인적 진단이며, 업계 전반의 공식 조사 결과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이런 배경 위에 놓고 보면 임영웅의 위치는 더 도드라진다.
오디션을 통해 등장한 신인 그룹에 속해 있으면서도, 앞서 언급된 히트곡 공백 문제와는 거리가 먼 사례로 분류된다.
데뷔 10년 사이 발매한 앨범들이 1년 넘게 스트리밍 상위권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장르 전반이 겪고 있다는 화제성 대비 대표곡 부족 문제에서 상당 부분 비켜나 있음을 보여준다. 트로트를 축으로 세미트롯, 발라드, 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올라운더' 노선을 택한 점도 순수 트로트 시장의 부침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앞으로 지켜볼 변수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9월 컴백작 'IM HERO 10'이 기존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장기 스트리밍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다. 데뷔 1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초반 화제성을 밀어 올리더라도, 그 열기가 몇 달 뒤까지 이어지는지가 진짜 지표가 된다.
둘째는 연말로 예정된 새 시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임영웅급 파급력을 지닌 후속 주자를 배출할 수 있는지다.
셋째는 중장년 팬덤의 조직적 활동이 특정 스타 몇 명에게 집중된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트로트 팬 문화 전반으로 확산돼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다.
세 변수의 방향에 따라 임영웅 현상이 한 개인의 이례적 기록으로 남을지, 트로트라는 장르의 다음 국면을 여는 신호가 될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news/photo/202608/600699_411966_22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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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정종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