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7월 두 달간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14만9,7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만3,242명에 비해 181.2% 증가한 수치다. 올해 1~7월 누적 전환자도 34만1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1% 늘었다. 특히 6월 4만3,974명에서 7월 10만5,736명으로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환자 급증 시점은 코스피가 6월 19일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가 정점을 찍던 때와 겹친다.
퇴직연금은 전환 신청부터 실제 DC형 계좌로 이체되기까지 약 1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7월 전환자 다수는 6월 증시 고점 무렵에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주가 상승에 따라 통상적인 수준보다 전환 신청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DC형 전환을 신청한 가입자들은 이미 운용 의사결정을 한 상태여서 자금이 들어오면 곧바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환 직후 증시가 급락하면서, 4~6월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가입자들의 7~8월 단순 기간수익률은 각각 -10.7%, -10.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8.1% 하락했다. 다만 이 수치는 두 증권사의 전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긴 적립금은 다시 DB형으로 되돌릴 수 없는 구조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며 이전된 적립금은 이후 다시 DB형으로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전환 시 과거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급여까지 모두 정산해 DC 계좌로 옮기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가 DB형과 DC형을 함께 운영하고 노사가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경우, 기존 DC 적립금은 그대로 두고 향후 근속기간부터 DB형을 새로 적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과거 가입기간을 되돌리는 방식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근속기간이 많이 남은 가입자일수록 DB→DC 전환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DB형은 임금 상승과 근속기간이 퇴직급여에 반영되기 때문에, 중간에 DC형으로 바꾼 뒤 다시 DB형으로 돌아가도 이전 가입기간은 복구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DB→DC 전환 과정에는 가입자가 결정을 재고할 수 있는 숙려기간이 일반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회사별로 전환 신청을 받는 절차는 있지만, 이는 행정 처리를 위한 것으로 투자 판단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숙려 절차와는 다르다.
박성훈 의원은 퇴직연금 전환이 노후자금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선택임에도 정부가 상승장에 휩쓸린 전환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단기 수익률에 현혹돼 성급한 전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험고지와 투자교육을 강화하고, 숙려 절차 등 실질적인 보호장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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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