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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피아] 방탄소년단(BTS)은 문화패권 흔들었나...세계의 중심이 더 이상 하나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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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피아] 방탄소년단(BTS)은 문화패권 흔들었나...세계의 중심이 더 이상 하나가 아닌 이유
  • 심우일 기자
  • 승인 2026.10.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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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빅히트 뮤직.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CBC뉴스] 방탄소년단(BTS)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스트레이 키즈도 출품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둘러싼 논쟁이 단일 그룹의 선택을 넘어 케이팝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한 그룹의 결정으로 시작된 사안이 또 다른 그룹의 불출품 확인으로 이어지면서, 신설 부문을 바라보는 케이팝 업계의 시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0월 2일 스트레이 키즈가 제69회 그래미 출품 기한까지 작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출품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신설 부문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않았다. 결정의 배경은 공개되지 않은 채 출품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확인된 셈이다.

그래미 규정상 정식으로 출품하지 않은 음악은 예비 심사 투표 명단에 오를 수 없다. 예비 심사 명단에 오르지 못하면 후보 지명 단계로 넘어갈 수 없고, 결과적으로 수상 경쟁에서도 제외된다. 스트레이 키즈 역시 이번 제69회 시상식에서는 어떤 부문의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게 됐다.

논쟁의 출발점은 방탄소년단이다. 멤버 7명은 7월 29일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곱 명이 동시에 동일한 글을 게시하는 방식이었다. 글의 내용은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글에서 신설 부문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불출품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역'과 '언어'라는 두 단어를 나란히 적은 문장은 아시안 팝 부문 신설 한 달여 만에 나왔다. 이 시점과 표현이 겹치면서 방탄소년단의 글은 사실상 신설 부문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기준은 장르가 아닌 '언어'

레코딩 아카데미는 6월 중순 제69회 시상식 부문 개편을 발표하면서 아시안 팝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 부문은 제69회 시상식에서 처음 도입되는 부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후보곡은 아시아 언어가 이중 언어 또는 다국어 구조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역할의 정도는 곡을 해당 아시아 언어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이어야 한다. 여러 언어가 섞인 곡이라도 아시아 언어의 비중과 역할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대로 전곡을 아시아 언어로 부른 녹음은 그 자체로 대상이 된다.

그래미의 기존 부문은 팝, 록, 랩, 컨트리처럼 음악 형식을 기준으로 나뉜다. 어떤 소리를 내는 음악인지가 부문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새 부문은 여기에 가사에 쓰인 언어와 출신 문화권이라는 기준을 더했다. 음악의 형식이 아니라 어떤 언어로 불렸는지가 후보 자격을 가르는 요건이 된 것이다.

비판은 이 지점에 집중됐다. 음악 형식이 아닌 정체성으로 부문을 나누면 아시아 음악이 일반 부문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 부문에서 다른 음악과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기보다 별도의 영역 안에 머물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규정과 방탄소년단의 현재 성적을 겹쳐 보면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방탄소년단은 3월 20일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아리랑'을 냈다. 2022년 6월 앤솔러지 앨범 'Proof' 이후 3년 9개월 만에 일곱 멤버가 함께 낸 완전체 앨범이다.

타이틀곡 'SWIM'은 빌보드 핫100에 1위로 진입했다. 차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주에 곧바로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SWIM은 영어 가사가 중심인 곡이다. 아시아 언어가 곡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설 부문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팝을 기리겠다며 만든 부문이 올해 가장 큰 성과를 낸 아시아 그룹의 대표곡을 담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 아시아 그룹의 곡이 아시아 팝 부문의 요건 밖에 놓이는 상황이다.

레코딩 아카데미 "나누려는 것 아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는 방탄소년단의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결정이 안타깝다고 했다. 다만 음악 창작자로서 그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메이슨 CEO는 신설 부문의 취지도 함께 설명했다. 새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의 깊이와 다양성, 그리고 성장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부문이 1만5000명의 투표인단이 인정하는 범위를 넓히려는 취지라고 했다. 아티스트를 나누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메이슨 CEO는 아티스트가 일반 부문과 신설 부문을 함께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신설 부문이 생겼다고 해서 아시아 아티스트가 일반 부문 경쟁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카데미는 방탄소년단의 불출품 이후에도 신설 부문을 예정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방탄소년단의 결정이 부문 신설 방침을 바꾸지는 않은 것이다.

아카데미의 설명에도 근거는 있다. 그래미 투표인단에게 생소한 아시아권 아티스트에게 별도 부문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통로가 될 수 있다. 일반 부문에서 주목받기 어려웠던 아티스트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쟁점은 이 통로가 어디로 이어지느냐다. 신설 부문이 아시아 음악을 일반 부문으로 이끄는 통로가 될지, 아니면 아시아 음악을 그 부문 안에 머물게 하는 칸막이가 될지가 논쟁의 핵심이다.

그래미와 케이팝의 기록을 보면 이 질문은 가볍지 않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그래미 후보에 다섯 번 올랐다. 그러나 다섯 번 모두 수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탄소년단은 2020년 11월 발표된 제63회 그래미 후보 명단에 '다이너마이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중음악 그룹 최초의 그래미 후보였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도 여러 차례 섰다. 후보 지명과 무대 공연이 이어졌지만 트로피는 아직 받지 못했다.

올해 2월 열린 제68회 시상식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이 영상 매체용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케이팝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그래미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상 매체용 노래 부문은 곡을 쓴 작곡가에게 주는 상이다. 노래를 부른 가수나 그룹에게 주는 상이 아니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작품이다.

같은 시상식에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세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세 부문 모두 수상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케이팝 가수나 그룹 명의로 받은 그래미 트로피는 아직 없다.

인정의 순서가 바뀌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아리랑으로 올해의 앨범을 포함한 복수 부문 후보 지명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던 상황에서 출품을 접었다. 후보 지명 가능성이 거론되던 시점에 스스로 경쟁에서 빠지는 선택을 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한때 그래미 후보 지명 자체를 목표로 내걸었던 그룹이다. 그 목표는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이뤘다. 그런 그룹이 이번에는 후보에 오를 수 있느냐보다 시상식의 분류 기준을 받아들일지를 먼저 따졌다.

이 변화는 케이팝이 해외에서 인정을 얻어온 경로와 맞닿아 있다. 과거 비영어권 가수에게 미국 시장과 미국 업계 시상식은 세계 무대로 가는 관문이었다.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세계적 성공으로 평가받는 순서였다.

방탄소년단은 이 순서를 사실상 거꾸로 밟았다. 팬덤과 스트리밍, 공연 수요가 먼저 세계 규모로 형성됐다. 빌보드 차트와 미국 시상식은 그 뒤를 따라 이를 반영했다. 미국의 인정이 세계적 성공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세계적 영향력을 미국 차트와 시상식이 뒤늦게 확인한 흐름이다.

올해 3월 서울 도심에서 컴백 공연을 열고 7월 북중미 월드컵 결승 하프타임 무대에 선 것도 같은 흐름에 있다. 방탄소년단의 활동 무대가 특정 국가의 시상식에만 기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다만 이번 일을 미국 중심 질서의 붕괴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그래미는 여전히 세계 음악산업에서 상징성이 가장 큰 상이다. 신설 부문도 방탄소년단의 불출품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첫 시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 일로 확인되는 변화는 다른 데 있다. 하나의 시상식이 세계 음악의 위계를 일방적으로 정하던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다. 시상식 바깥에서 영향력을 쌓은 아티스트가 시상식의 기준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사례가 처음 나왔다.

[해당 콘텐츠는 네티즌 어워즈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스타들을 조명한 기사입니다. 네티즌 어워즈는 투표권을 판매하지 않고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투표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 팬 투표 플랫폼입니다. 자본이 아닌 팬들의 자발적이고 꾸준한 참여로 순위가 결정되며, 누적 7900만표는 팬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쌓아 올린 순수 팬심의 기록입니다. AI가 일부 조력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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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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