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406/mn_620932_20261029172721_1.jpg)
[CBC뉴스]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애플이 누려왔던 절대적 협상력이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 자료를 인용해,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구매가 늘면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1년 새 5배로 뛰었고, 이에 따라 키옥시아 등 주요 공급사들이 새로운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테크인사이츠의 분석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플랫폼·구글 등 4개사를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플래시 메모리를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들 4개사가 애플의 두 배에 이르는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은 애플 외에도 대량 구매처를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애플이 플래시 스토리지에 지출하는 비용도 크게 늘었다. 애플은 올해 플래시 스토리지에 250억달러(약 33조4천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에는 비슷한 양을 60억달러(약 8조원)에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플래시 가격은 2023년 GB당 5센트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30센트를 넘어섰다. WSJ 자체 분석 결과, 256GB를 추가하는 데 들어가는 애플의 비용은 지난해 15달러에서 올해 66달러로 급등했다.
아이폰의 저장용량별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7 프로 512GB' 모델은 '아이폰17 프로 256GB'보다 200달러 비쌌고, 256GB를 추가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5달러로 추산됐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18 프로 512GB' 역시 256GB 모델보다 200달러 더 비싸지만, 실제 애플이 추가 용량에 투입한 비용은 66달러로 늘었다.
WSJ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추가 저장용량에 대해 소비자에게 부과한 가격 1달러당 평균 80센트 이상의 총이익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반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올해 키옥시아와 더 높은 가격을 약속하는 대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WSJ는 이를 두고 공급업체들이 애플에 "복수(revenge)"를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애플은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 구매자라는 위치를 활용해 납품업체에 '최혜 고객' 조항을 요구해왔다. 이로 인해 공급사들은 애플 외 다른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애플이 회계장부를 감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했다. 실제로 10여년 전 애플은 마이크론이 다른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한 사실을 적발해 수천만달러의 중재 합의금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이러한 강경한 조달 전략의 중심에는 애플의 조달 총괄이었던 토니 블레비스(2022년 퇴사)가 있었다. 그는 공급업체 면담을 연달아 잡아 경쟁사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했고, 협상을 자정까지 이어가며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가격이 하락하면 주문 물량 인수를 거부해 공급업체가 재고를 떠안도록 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를 '블레비네이터'로 불렀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플래시 업계의 관계를 "애증 관계"로 표현했다. 애플의 가격 억제력은 주주에게는 이익이지만, 공급업체들은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오랜 파트너십을 깊이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 팀 쿡 이사회 의장은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을 "100년 만의 홍수"에 비유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가격을 평균 13% 인상한 바 있다.
WSJ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대응해 아이폰을 더 오래 사용할지, 아니면 예전처럼 계속 구매할지 여부가 애플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게는 애플이 시장 주도권을 언제, 혹은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애플은 내달 2일 4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네티즌 어워즈 투표하러 가기 ▶
★ 전 세계 팬덤의 결집, cbcglobe.com ▶
★ 돈돈돈, 남몰래 혼자 보는 – 돈 되는 뉴스 ▶
▮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