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죽기 전에 꼭 듣고 싶다고 밝힌 음악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라두 루푸의 연주로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죽기 두 달 전에 작곡한 작품으로, 조성진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조성진은 학창 시절부터 루푸의 음악을 버스로 통학할 때마다 들었다고 회상하며, 그의 독특한 연주 스타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라두 루푸는 음악계에서 '은둔의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생 언론 인터뷰를 꺼리고 음반 발매를 극도로 꺼린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녹음한 음반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직접 경비를 지불하고 그 음반의 권리를 사들였다는 일화도 있다. 루푸의 이러한 완벽주의 성향은 그의 음악적 지향성과 깊이 있는 해석을 중시한 결과로, 그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음악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조성진은 루푸의 아고긱, 즉 음의 빠르기에 변화를 주는 연주법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른다고 평가했다. 그의 연주는 느긋한 템포로도 결코 끊이지 않는 유장한 흐름을 유지하며, 특히 피아니시모로 연주할 때의 섬세함은 시적인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조성진은 "그가 어떻게 그런 소리를 내는지 저는 모릅니다. 재능이죠."라며 루푸의 음악적 천재성을 칭찬했다.
루푸는 동료 연주자들과 지휘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피아노계의 대모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루푸의 연주를 최고로 꼽았으며,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프란츠 벨저 뫼스트는 그의 피아노 연주를 "지금까지 들어온 모든 악기의 그 어떤 소리보다도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또한 "그의 음악은 한없이 인간적이며 믿기 힘들 만큼 간결하다"고 했다.
최근 출간된 신간 '라두 루푸는 말이 없다'는 루푸를 기억하는 음악가들의 인터뷰와 기고로 채워진 책이다. 30년간 루푸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이타가키 지카코가 시프, 바렌보임, 마에스키, 괴르너 등 20명의 음악가를 직접 만나거나 글을 받아 책에 수록했다. 이타가키는 "기록되기를 거부하고 모든 미디어를 거절한 루푸의 예술을 조금이라도 후대에 알리고 싶다"며 책을 엮은 배경을 설명했다.
조성진의 말처럼, 라두 루푸의 음악은 그를 아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의 연주는 단순한 음악 이상의 무언가를 전하며, 그의 음악적 철학과 삶의 태도가 연주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루푸의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의 진정성을 느끼고,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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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