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 사건은 한일 외교 갈등의 불씨가 되었고, 사건의 배후와 경위에 대한 다양한 의문을 남겼다. 당시 범인 문세광은 일본 경찰서에서 탈취한 권총과 타인 명의의 일본 여권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현장에서 체포됐다. 한국 정부는 사건 직후 북한과 조총련을 배후로 지목했고, 이후 총성의 수, 탄환 감정, 경호 및 초동수사 과정 등 여러 측면에서 방송과 언론을 통해 의문이 제기됐다.
이 같은 미해결 의문을 바탕으로 허진호 감독은 신작 '암살자(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그 당시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사 결과와 실제 현장 정황 사이의 틈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파고든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허 감독은 10년 전부터 이 영화를 구상해왔으며, 실존 인물들이 여전히 생존해 있는 점과 사건의 비극성을 고려해 오랜 고민 끝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영화의 균형 잡힌 시선과 객관성을 중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8·15 저격사건이 여러 다큐멘터리로 다뤄졌지만 영화화는 처음이라며,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부분이 영화적 소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지만, 극 중 인물과 구체적 서사는 허구로 창작됐다. 허 감독은 당시 현장에 있던 다양한 실존 인물을 조합해 형사와 기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중부서 경감 철구,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그리고 신입 기자 영일이다. 철구는 애국심이 강하고 태극기를 사랑하는 인물로, 자신이 믿어온 것과 다른 현실에 직면해 직접 진실을 추적한다. 재환은 냉정한 판단력과 통찰력으로 사건의 의혹을 좇는 언론인이다. 박해일이 재환 역을 맡았으며, 허 감독과는 '덕혜옹주' 이후 10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허 감독은 대본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박해일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촬영 현장에서는 박해일이 후배 배우들을 실제 리더처럼 이끌었다고 한다. 자신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이민호가 연기하는 장면에 찾아와 자리를 지켰다는 후문이다. 이민호가 맡은 영일은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자유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이민호는 영일 캐릭터를 활기차고 갈망이 내재된 인물로 소개했다. 특히 첫 촬영이었던 공중전화 장면에서 박해일의 대사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해진과 박해일은 영화 '이끼' 이후 16년 만에 재회했다. 유해진은 박해일의 눈빛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높이 평가했고, 박해일 역시 유해진이 시대를 불문하고 작품에 현실감을 더해주는 배우라고 언급했다. 이민호는 두 선배와 함께 연기한 경험이 자신에게 큰 안정감과 행복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암살자(들)'은 '서울의 봄', '내부자들'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을 맡았다. 오는 9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먼저 상영된 후, 추석 연휴에 국내 관객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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