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통계청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보고서]
[CBC뉴스] 한국에서는 흔히 "남산 위에서 돌을 던지면 김씨, 이씨, 박씨 중 한 명의 머리에 맞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는 한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 세 성씨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1,068만 명, 이씨는 730만 명, 박씨는 419만 명으로, 이들 3대 성씨가 전체 인구의 약 50%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들 외에도 5,500개가 넘는 다양한 성씨가 존재한다.
한국의 성씨 제도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당시에는 성(姓)이 어머니의 혈통을, 씨(氏)가 조상이나 출신 지역을 의미했다. 성씨는 주로 왕족과 귀족이 사용했으나, 삼국시대에 들어서면서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일반인에게도 확산됐다. 고려 시대에는 태조 왕건이 전국에 성씨 체계를 정착시키며, 귀족과 관료뿐 아니라 양민층에서도 성씨 사용이 늘어났다. 조선시대에는 성씨 사용이 더욱 보편화됐으며, 1894년 갑오경장 이후로는 노비 등 최하층 계급도 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성씨의 수는 2000년 728개에서 2015년 5,582개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다문화 가정의 확산과 2008년 호주제 폐지의 영향이 크다. 다문화 가정의 귀화자들은 주로 한국의 대표 성씨인 김, 이, 박씨를 선택하고, 거주지를 본관으로 정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신지를 본관으로 삼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자 성씨는 1,507개가 있으며, 이들 중 153개는 인구 1,000명 이상이 사용하는 성씨이다. 본관은 36,744개로, 이 중 858개는 인구 1,000명 이상이 속해 있다. 김해 김씨가 445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밀양 박씨와 전주 이씨가 그 뒤를 잇는다.
특이한 성씨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魚)씨는 '물고기'를 의미하며, 배우 류수영의 본명은 어남선이다. 감(甘)씨는 '달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복성(複姓)으로는 남궁(南宮)씨가 있다. 이러한 희귀 성씨는 주로 귀화 외국인들이 등록한 것으로, 한자가 없는 성씨는 4,075개에 달한다.
다문화와 법적 제도 변화는 성씨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서울가정법원에서 국적취득 외국인의 개명 중 절반 이상이 김씨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화 성씨는 역사적으로도 많았으며, 조선 성종 때 기록된 성씨의 절반가량이 귀화 성씨였다. 귀화인의 출신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 다양하다.
한국의 성씨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2015년 민법 개정으로 자녀의 성씨 선택권이 확대됐고, 2020년 기준 신생아의 12.3%가 모계 성씨를 계승했다. AI 작명 서비스 데이터를 보면, 전통 한자 이름은 감소하고 한글 이름은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년 김씨의 비율은 감소하고 기타 성씨의 비중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73%가 부모 성씨를 결합하거나 새로운 성씨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씨 문화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과 희귀 본관 소멸 방지를 위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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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