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현대로템이 방산과 철도 부문의 대형 사업을 바탕으로 수주잔고 30조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2026년 2분기에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주 규모와 당장의 수익성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지난 7월 24일 현대로템 공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6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9.7% 감소했고, 순이익은 1863억원으로 1.8%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597억원보다 10.5% 낮았다. 매출 외형은 확대됐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이익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상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매출 증가와 이익 정체의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전자공시 내용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2026년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조6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4566억원으로 0.8% 감소했다.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밑돈 것이다.
단순 계산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14.5%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약 15.4%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소폭 낮아졌다. 1분기 현대로템은 매출 1조4575억원, 영업이익 2242억원을 기록했다.
DS투자증권은 연합뉴스를 통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생산 물량 증가에 따른 제품 구성 변화, 폴란드 K2 전차 1차 이행계약의 종료 국면, 전년 동기 일회성 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를 2분기 수익성 둔화 요인으로 제시했다.
즉 방산과 철도 생산량이 늘어 매출은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물량의 비중과 비교 기준이 된 전년도 이익이 영업이익 증가를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의 장기적인 사업 기반은 수주잔고에서 확인된다.
전자공시 내용을 인용한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2026년 2분기 말 수주잔고는 30조404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방산과 철도 부문에서 확보한 대형 계약이 수주잔고 확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 가운데 가장 큰 축은 폴란드 K2 전차 사업이다.
현대로템은 2025년 8월 폴란드 군비청과 약 8조9800억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공식 발표에 따르면 2차 계약은 완성 전차 공급뿐 아니라 폴란드형 K2 전차의 현지 생산과 정비 협력을 포함한다.
현대로템은 2026년 4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PL 전차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2차 이행계약에 포함된 현지 생산 계획을 구체화하는 후속 절차다.
다만 약 9조원 규모의 계약금액이 단기간에 매출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전차 생산 진행률과 인도 일정에 따라 수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주잔고와 개별 분기 매출을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철도 부문에서도 신규 사업이 추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7월 28일 대만 타오위안시 브라운라인 전력·신호·통신 등 E&M 사업의 계약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현대로템은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현대로템이 맡을 사업 규모는 대만달러와 유로화 계약분을 합쳐 약 3585억원으로 제시됐다. 다만 한국거래소 공시의 성격은 최종 계약 체결이 아니라 계약 대상자 선정 통지다. 실제 계약금액과 사업 조건은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이 차이는 현대로템의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을 해석할 때도 중요하다.
폴란드 K2 전차 2차 사업은 이미 이행계약이 체결돼 수주잔고와 생산계획에 반영된 사업이다. 대만 타오위안 브라운라인 사업은 계약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계약 절차가 남아 있다. 페루 사업은 현대로템이 2025년 12월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장갑차 141대 공급을 위한 총괄합의서를 체결했으나, 실제 사업 착수에는 별도의 이행계약이 필요하다.
따라서 폴란드 계약, 대만 우선협상 단계, 페루 총괄합의를 모두 확정 수주로 합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계약 단계가 서로 다른 사업을 구분해야 실제 수주잔고와 장래 수주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향후 현대로템 실적에서 확인할 지점은 수주잔고의 절대 규모보다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와 제품 구성이다.
폴란드 K2 전차 2차 물량의 생산 진행률이 높아지면 방산 부문 매출 인식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양산과 정비 물량의 비중이 함께 커질 경우 전체 매출이 증가해도 영업이익률은 분기별로 달라질 수 있다.
대만 철도 사업과 페루 방산 사업도 계약 단계의 변화가 중요하다. 계약 대상자 선정이나 총괄합의가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계약금액과 납품 기간이 어떻게 확정되는지를 한국거래소 공시와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현대로템은 3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했지만 2026년 2분기 성적표는 수주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핵심은 추가 수주 기대보다 이미 확보한 계약이 어느 속도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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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