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가상자산 시장을 움직인 이번 변동성의 핵심은 가격 그 자체가 아니라 '규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신호에 있다. 시장이 기다려온 입법 절차가 정치권 이견을 넘지 못하면서, 정책 기대감으로 쌓여 있던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풀리는 구조가 나타났다.
미국 가상자산 산업은 그동안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사이의 관할권 모호성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어떤 디지털자산이 증권으로 분류되고 어떤 자산이 상품으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연방 차원의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기관 자금 유입과 거래소 상장 전략 모두 규제 리스크에 발이 묶여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배경에서 관할권을 법률로 못 박으려던 시도가 바로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클래래티법)'이었다.
이 법안은 이번 주 상원에서 심의 개시를 위한 절차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의사진행정족수(60표)에 미달했다. 다만 이를 법안의 최종 폐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표결은 본회의 가결·부결이 아니라 심의 절차를 여는 단계였을 뿐이며, 재상정 여지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따로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및 그 가족의 가상자산 이해관계를 둘러싼 윤리 규정 강화 요구,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보상 구조가 은행 예금을 잠식할 수 있다는 금융권 우려가 막판까지 조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견과 업권 간 이해관계가 동시에 부딪히면서 법안 통과 시점 자체가 안갯속에 놓인 셈이다.
이 여파는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알트코인 전반으로 빠르게 번졌다. 비트코인은 표결 직후 7만6000달러대까지 밀렸고, 장중 한때 7만4000달러대 후반까지 저점을 낮췄다는 집계도 나왔다. 낙폭은 알트코인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XRP는 아시아 거래시간대에 10% 안팎 급락하며 1.3달러 선까지 내려왔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도지코인도 나란히 5% 내외 조정을 받았다. 선물시장에서는 상승 베팅에 쏠려 있던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전체 청산 규모가 7억7000만달러를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왔다. 현물 가격 하락이 강제청산을 부르고, 청산이 다시 가격을 짓누르는 악순환이 짧은 시간에 반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정을 입법 변수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같은 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04%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준 상태였기 때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금리 경계감이 이미 높아져 있던 국면에서 정책 악재까지 겹치자, 레버리지가 몰려 있던 가상자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흔들렸다는 해석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산업 구조 자체의 훼손이 아니라 거시 환경에 민감한 시장이 정책 헤드라인에 반응한 단기 충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 짚어야 할 변수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 입법이 지연되더라도 SEC와 CFTC가 기존 권한 안에서 개별 규칙 제정을 어디까지 진행하는지다. 둘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방향과 10년물 국채금리 흐름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에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셋째, 클래리티법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의회 일정 속에서 재상정될 수 있을지 여부다. 레버리지가 여전히 높은 시장 구조상 정책 관련 헤드라인 하나가 추가 청산을 촉발할 수 있는 만큼, 비트코인과 XRP·이더리움·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의 미결제약정과 펀딩비, 현물 거래량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 기사는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며, 시장 상황은 정책·금리·수급 변화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본 기사는 작성 과정에서 AI의 일부 조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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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