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2026년 8월 11일 기준 한국금거래소 시세에 따르면 순금을 비롯해 18K와 14K, 백금, 은 가격이 모두 상승하며 귀금속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순금(3.75g)은 살 때 88만1,000원(변동률 1.14%)으로 1만원 상승했다. 팔 때는 72만7,000원(변동률 0.96%)으로 7,000원 올랐다.
18K는 팔 때 53만4,400원(변동률 0.97%)으로 5,200원 상승했으며, 14K는 팔 때 41만4,400원(변동률 0.97%)으로 4,000원 올랐다.
백금은 살 때 34만9,000원(변동률 0.29%)으로 1,000원 상승했고, 팔 때는 28만3,000원(변동률 0.35%)으로 1,000원 올랐다. 은 역시 살 때 1만2,420원(변동률 2.25%)으로 280원, 팔 때 1만490원(변동률 2.19%)으로 230원 상승했다.

한편 국제 금값이 다시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목을 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 국채금리, 달러 움직임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11일 국제 금 시장에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44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금 가격이 한때 4443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인 10일에도 금값은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금 가격은 거래시장과 시점, 현물·선물 여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최근 금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의 회복 속도다. LBMA 자료에 따르면 금값은 올해 1월 29일 장중 5501.70달러까지 치솟은 뒤 큰 폭의 조정을 받았으며 6월 말에는 4026.05달러까지 내려왔다. 고점 대비 약 27% 떨어졌던 셈이다. 이후 다시 4000달러선을 회복하고 최근에는 4300~4400달러대로 올라오면서 금을 둘러싼 매수·매도 공방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금값을 움직이는 첫 번째 변수는 미국의 금리다.
금은 주식의 배당이나 채권의 이자처럼 자체적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산이 아니다.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커지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거나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면 금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 5일 금 현물 가격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의 영향을 받으며 4253.36달러까지 상승했고 장중에는 4264.93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금값은 약 7주 만의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따라서 현재 금 시장에서는 단순히 중동 정세만 바라보기보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진다면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금값을 다시 밀어 올리는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중동이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과 주요 해상 운송로 정상화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0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84달러를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는 집계도 나왔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은 통상 금에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붙이는 요인이다. 전쟁이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일부 자금이 금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국면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지나치게 상승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이 물가 기대를 높이고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면 오히려 금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중동 충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전망을 자극하면서 금값이 크게 밀린 사례도 있었다.
결국 현재 금 시장은 '전쟁 위험 확대=무조건 금값 상승'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와 있다.
중동 긴장 확대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는 힘과 유가 상승이 물가와 금리를 끌어올려 금을 압박하는 힘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값을 판단할 때 중동 정세와 유가, 미국 물가, 국채금리, 달러를 하나의 연결된 흐름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금이 위기 때마다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수천 년에 걸친 역사적 배경도 자리 잡고 있다.
금은 현대 금융상품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가치 저장 수단이자 교환의 기준으로 사용돼 왔다. 쉽게 부식되지 않고 공급량이 제한적이며 작은 양으로도 높은 가치를 저장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오랜 기간 화폐와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근대에 들어서는 금의 역할이 더욱 제도화됐다. 대표적인 것이 금본위제다. 금본위제에서는 각국 통화의 가치를 일정량의 금과 연결했고, 통화 가치는 사실상 금을 기준으로 결정됐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고전적 금본위제에서는 대부분 국가가 자국 통화 가치를 일정량의 금으로 고정하거나 금과 연결된 다른 국가의 통화에 연동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기존 금본위 체제가 흔들렸지만 금의 통화적 역할이 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4년 만들어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미국 달러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통화 질서가 만들어졌다. 당시 달러는 금 1트로이온스당 35달러에 연결됐고 다른 주요국 통화는 다시 달러에 환율을 연동했다. 결국 금을 중심으로 하던 세계 통화질서가 '달러를 통한 간접적인 금 체제'로 바뀐 셈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 역시 영원하지 않았다.
1971년 미국이 달러의 금 태환을 중단하면서 금과 달러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끊어졌고 브레턴우즈 체제도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달러를 비롯한 법정화폐 중심 체제로 이동했다. 세계금협회 역시 장기적인 금 시장을 분석할 때 1971년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금이 공식적인 통화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금은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최후의 가치 저장 수단'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인플레이션과 금융위기, 전쟁, 통화가치 하락, 국가 간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금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인플레이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 굵직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금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라는 새로운 구조적 변수도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1000톤을 웃도는 금을 매입한 바 있다. 이전 10년 동안 연평균 400~500톤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변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서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금 수요를 뒷받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흐름은 현재의 금값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과거 금은 '돈 그 자체'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달러와 국채, 주식, 가상자산 등과 경쟁하는 글로벌 투자자산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국가 신용이나 특정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특성은 여전히 금의 핵심적인 차별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재처럼 미국 증시가 고점 부근에 있고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금의 움직임이 시장 위험선호를 읽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뉴욕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강화하고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서 국제유가까지 안정된다면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위험자산 변동성이 확대되고 달러와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금에 다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은 양면성을 갖는다. 지정학적 불안이라는 측면에서는 금에 긍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라는 측면에서는 금에 부정적일 수 있다. 따라서 유가가 오른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상승이 미국 물가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가 더 중요하다.
결국 금은 수천 년 동안 모습을 바꿔가며 살아남았다. 고대에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고, 근대에는 통화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었으며, 브레턴우즈 시대에는 달러를 떠받치는 최종 자산이었다. 1971년 이후에는 화폐의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험, 통화가치 불안에 대비하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2026년의 금 시장 역시 이 긴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
현재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금값이 4400달러를 넘느냐가 아니다. 중동 긴장이 얼마나 이어질지, 국제유가가 다시 물가를 자극할지, 미국 국채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가 어떻게 변할지가 금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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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