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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피아] 방탄소년단(BTS), 세계로 열린 한국문화는 ‘평화의 언어’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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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피아] 방탄소년단(BTS), 세계로 열린 한국문화는 ‘평화의 언어’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
  • 정종훈 기자
  • 승인 2026.09.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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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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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지난 10여 년 사이 세계가 한국을 만나는 방식에는 새로운 통로가 생겼다. 방탄소년단(BTS)의 음악과 메시지다. 세계의 청년들은 한국어 노래를 듣고 가사의 의미를 찾아보며,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하나의 음악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공유해 왔다.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영향력을 단순히 음원 성적이나 공연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법,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법, 서로 연결되는 법을 반복해서 말해 왔다. 그 중심에는 넓은 의미의 ‘평화의 언어’가 놓여 있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는 거대한 정치적 개념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고, 차이를 이유로 배제하지 않으며, 각자의 삶과 목소리를 인정하는 관계의 방식에 가깝다.

평화는 관계의 방식에서 시작된다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메시지를 따라가다 보면 평화라는 단어의 의미는 상당히 넓어진다. 폭력을 줄이는 것,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될 가능성을 믿는 것 모두가 그 안에 포함된다.

2017년 시작된 방탄소년단과 유니세프의 ‘LOVE MYSELF’ 캠페인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캠페인은 아동과 청소년을 향한 폭력과 학대를 줄이자는 목표에서 출발했지만 메시지는 단순히 폭력에 반대한다는 차원을 넘어섰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데서 출발해 타인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자기 존중에서 타인 존중으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이동하는 구조다.

평화를 사람 사이의 관계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이 메시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로를 바꾸거나 지배하려 하기보다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평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름’에서 시작되는 평화

2022년 방탄소년단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메시지가 나왔다. 슈가는 자신과 다르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며 평등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뷔 역시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역사가 있고, 서로를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짧은 발언이지만 그 안에는 방탄소년단이 오랫동안 보여준 태도가 압축돼 있다. 평화는 모든 사람이 같아지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르더라도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상태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며 살아온 환경과 생각이 달라도 상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것, 오히려 차이를 인정한 상태에서 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인 평화에 가깝다.

BTS가 세계적인 팬덤과 관계를 형성한 방식도 이와 닮아 있다. 수많은 팬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문화권에서 살아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하나의 음악을 중심으로 서로의 언어를 번역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관계를 만들어왔다. 차이를 없앤 것이 아니라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는다는 것

2018년 유엔본부에서 RM이 했던 연설은 이러한 철학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과 두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데서 출발해, 각자가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말해달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주어가 언제나 개인이었다는 점이다. 어디에서 태어났든, 어떤 환경에서 자랐든 각자에게 자신의 삶과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BTS가 음악을 통해 구축한 세계관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사람을 거대한 범주나 이미지로 판단하지 않고 개별적인 존재로 바라보려는 시선이다.

누군가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며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불안과 희망, 실패와 성장의 이야기를 가진 한 사람이다. 이런 시선이 확장될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좁아질 수 있다.

문화가 만드는 평화의 확장성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성공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한국적인 요소를 지워 세계인이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출발한 언어와 경험을 가지고 세계로 나갔다.

서울과 일산, 학교와 연습실, 청년의 불안과 경쟁, 자기혐오와 성장처럼 구체적인 경험이 국경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연결됐다. 문화적 차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도 공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것이 문화가 가진 평화의 확장성이다.

문화는 사람을 직접 변화시키라고 명령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사람의 삶을 잠시 경험하게 한다. 음악을 듣고 가사를 읽고 이야기를 접하면서 멀게 느껴졌던 누군가가 조금 더 구체적인 사람으로 다가온다.

누군가를 특정 국가나 인종의 구성원으로만 바라보다가 그가 좋아하는 음악과 고민, 슬픔과 꿈을 알게 되는 순간 그는 하나의 범주에서 한 사람으로 이동한다. 평화는 어쩌면 이런 작은 이동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BTS와 아미가 만든 ‘번역의 공동체’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과 아미(ARMY)가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낸 관계도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같은 노래를 듣고 가사를 번역했다. 한 사람이 이해한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고, 다른 문화의 표현을 설명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웠다.

번역은 단순히 단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만은 아니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BTS 팬덤의 번역 문화는 하나의 작은 평화적 실천처럼 읽힐 수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바로 배척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언어의 장벽이 있다고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벽을 넘어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세계적인 BTS 팬덤이 만들어낸 연결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런 번역과 공유를 통해 가능했다.

LOVE MYSELF가 가진 확장성

방탄소년단이 반복해 온 메시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LOVE MYSELF’일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자신을 사랑하라는 개인적인 메시지처럼 보이지만 실제 캠페인과 발언의 흐름을 따라가면 자기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엄도 인정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이 구조는 평화의 원리와도 닮아 있다. 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평화가 거대한 선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개인적인 태도 역시 중요하다. 자신을 끊임없이 혐오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어려울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가 억압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여유를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BTS의 메시지는 개인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를 연결한다.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시작된 평화가 타인과의 관계로 확장되는 구조다.

BTS가 보여준 것은 ‘평화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의 여러 활동과 발언을 하나의 흐름으로 놓으면 몇 가지 공통점이 나타난다. LOVE MYSELF에서는 자기 존중을 이야기했고, 유엔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말라고 했으며, 백악관에서는 차이가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각각의 발언은 서로 다른 장소와 맥락에서 나왔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사람을 지우지 않는 것이다. 한 사람을 하나의 집단이나 이미지로 단순화하지 않고, 각자의 이름과 삶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방탄소년단이 세계에 보여준 가장 현실적인 ‘평화의 기술’인지도 모른다. 평화를 거대한 이상으로 선언하기 전에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고,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평화의 단위를 거대한 공동체에서 한 사람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관계들이 세계적인 규모로 확장될 수 있음을 BTS와 아미는 실제로 보여줬다.

세계로 나간 한국문화가 다시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사진출처=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의 등장은 한국문화가 세계로 확장된 대표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제 반대 방향의 질문도 가능하다. 세계로 나간 한국문화가 세계에서 만들어낸 연결의 방식을 다시 우리 사회로 가져온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번역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팬들이 같은 음악을 들으며 공감했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정체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름이 존재하면서도 관계가 만들어졌다. 이 경험이 한국문화가 세계화 과정에서 얻은 중요한 자산일 수 있다.

평화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갖는 상태가 아닐 것이다. 생각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며 살아온 경험이 달라도 서로를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에 더 가깝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에 오랫동안 퍼뜨려 온 언어 역시 이 지점을 향한다.

나를 사랑하는 데서 타인을 존중하는 것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데서 다른 문화와 연결되는 것으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낯선 사람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평화의 언어는 조금씩 확장된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역할을 이들에게 요구할 이유도 없다. 다만 이들이 지난 시간 반복해 온 언어와 행동이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세계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국어 노래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서로 다른 사람을 얼마나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평화가 완성되는 장소는 거대한 무대가 아니라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일 수 있다.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상대의 존엄을 포기하지 않는 것,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진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도 나처럼 사랑하고 불안해하며 꿈꾸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세계로 열린 한국문화가 우리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어쩌면 바로 이런 평화의 언어와 그 언어의 확장 가능성일 것이다.

BTS가 지난 시간 세계를 향해 보여준 것은 평화가 거대한 선언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끝까지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해당 콘텐츠는 네티즌 어워즈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스타들을 조명한 기사입니다. 네티즌 어워즈는 투표권을 판매하지 않고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투표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 팬 투표 플랫폼입니다. 자본이 아닌 팬들의 자발적이고 꾸준한 참여로 순위가 결정되며, 누적 7700만표는 팬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쌓아 올린 순수 팬심의 기록입니다. AI가 일부 조력한 기사입니다. 본문은 방탄소년단의 공개 발언과 활동을 토대로 평화와 문화의 의미를 해석한 문화비평으로, 방탄소년단 또는 소속사의 공식적인 정치·사회적 입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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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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