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제주도의 봄은 고사리 채취로 시작된다.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한라산과 중산간 지역에서 고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제주의 주민들은 물론 이주민들까지 모두 산과 들로 나가 고사리를 채취하며 봄을 만끽한다. 고사리는 제주 사람들에게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제사와 명절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에서는 고사리를 '고사리 장마'라 불리는 짧은 봄장마가 지나면 싹을 틔운 고사리들이 솟아오른다. 곶자왈의 나무와 덩굴들이 적당히 햇빛을 가려주어 고사리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 시기에 제주의 모든 곳에서 고사리를 채취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이 모든 이에게 주는 공평한 선물이다. "고사리 한 웅큼이면 식게, 명절 다 한다"는 제주 사람들의 말처럼 고사리는 제주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사리 채취의 즐거움 뒤에는 길 잃음 사고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매년 이맘때쯤 길 잃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025년 4월 한 달 동안에만 65건의 길 잃음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58건이 고사리 채취 중에 일어났다. 이는 하루 평균 2.5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구조객은 60대에서 70대의 고령층으로, 길을 잃고 당황하여 119에 신고하거나, 함께 온 일행이 사라졌다고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고사리는 제주의 제사와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느르미전'이나 '고사리전' 등으로 만들어 제사상에 올린다. 고사리는 제사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나물로, 조상을 집 안으로 모시는 의미와 조상이 제사음식을 싸고 가도록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사린 아홉 손"이라 하여, 고사리는 한 번 꺾여도 아홉 번까지 새싹이 돋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제주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자손의 번성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고사리 채취 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채취에 몰두하다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아 자주 주위를 살펴본인의 위치를 확인하고,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길을 잃었을 때는 즉시 119로 신고하여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사리는 제주 사람들에게 풍성함을 주는 자연의 선물이지만, 그만큼 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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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